공동어시장 올해 실적 부진 "한 달 중 절반도 바다 못 나가"
누계 위판액 2724억, 목표 미달
지난해 3237억 대비 20%가량↓
날씨 악화 조업일수 감소 영향
어시장 현대화 등에 반등 기대
국내 최대 산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이 지난해 두드러진 실적에 비해 올해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목표 달성에 미치지 못했다.
29일 어시장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8일까지 누계 위판 금액은 2723억 8663만 원, 위판량은 12만 4414t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목표로 제시한 위판 금액 3000억 원, 위판량 16만 톤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고등어 위판량은 7만 3237t으로 전체 위판량의 약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어시장은 최근 7년 내 최고 실적을 달성한 탓에 지역 수산업계는 올해의 부진이 더욱 아쉽다는 반응이다. 앞서 어시장은 작년 위판 금액 3237억 4154만 원, 위판량 15만 2311t을 달성하며 한해 목표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는 위판량과 금액 모두 20%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날씨 악화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21일까지 대형선망의 누계 조업일수는 1만 8662일로, 지난해 동기간(1만 9870일)보다 감소했다. 이에 더해 날씨 환경이 좋지 않으면 한 번 조업을 나갔을 때 어획량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대형선망은 국내 고등어 80%를 위판하는 어시장 최대 수협이다.
한 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 많았다. 심할 때는 바다에 한 달 중 반도 못 나갔다”면서 “선원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업 상황은 날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고수온으로 인한 어장 변화도 장기적 문제로 지적된다. 고등어는 서식지를 옮기는 ‘회유성 어종’인 탓에, 고수온으로 어장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소형 고등어 비중이 증가하는 점도 문제다. 현재는 아프리카와 중국이 소형 고등어를 대량 수입하며 어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월 어시장에 설치된 고등어 선별기는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1년 가까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부녀반 등의 인력 임금 문제를 합의하지 못했고, 선사들의 신뢰 부재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시장은 현재 인력 부족으로 하루 최대 6만 상자(1상자에 약 20kg)밖에 처리하지 못한다. 이 이상 물량은 감천항 등 인근 다른 위판장에서 처리한다.
업계는 결국 올해 첫 삽을 뜬 현대화 사업의 성공이 어시장 경쟁력을 높일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9일 별관 뒤편 유류 탱크 철거를 시작으로 현대화 사업이 본격화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위판량을 늘리고 위생을 개선하려면 현대화 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첨단 시설 도입과 작업 효율성 증대는 물론, 위생 수준 향상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신뢰도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