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낭송이 장애인 마음 상처 치유하는 기회 되길” 박종호 센텀종합병원 이사장
전국 장애인 행복나눔 시낭송 대회
제7대 대회장 맡아 후원 나서
지역 의료·사회 발전에 공헌도
“참가자에 희망·성취감 줬으면”
“장애인만 참가하는 국내 유일의 시낭송대회가 부산에서 열립니다. 장애인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아름다운 시어를 마음 깊이 간직하며 살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박종호 부산 수영구 센텀의료재단 센텀종합병원 이사장이 바쁘게 병원 운영을 하는 가운데 ‘제7회 전국 장애인 행복나눔 시낭송 대회’ 대회장을 맡은 이유다.
(사)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회장 강충걸)가 주최하는 ‘제7회 전국 장애인 행복나눔 시낭송 대회’는 오는 3월 18일 오후 1시 30분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 진행은 김윤아 (사)시읽는문화 이사장이 맡는다.
대회 참가는 성인 등록 장애인(20세 이상)으로 신청은 올해 1월 한 달간 접수한다. 2월 예선 심의 후 본선 진출 30팀을 선정한다.
박 대회장은 “장애인들이 시낭송을 통해 예술 치료, 소리 치유의 기회를 얻고 시를 노래처럼 쉽게 접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회로 한 편의 시를 외워 애송하고 아름다운 말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는 시공간을 초월해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입니다. 시낭송은 가슴에서 영혼까지 가는 가장 빠른 소통의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시에 대한 박 대회장의 찬사는 계속됐다. “시를 통해 자신의 아픈 마음을 달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듬어 주며, 서로 공감하는 가장 큰 치유의 약이 될 겁니다.”
박 대회장은 “행복나눔 시낭송 대회는 경쟁하는 자리가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편견 없이 시낭송으로 함께 소통하고 어울리는 향연의 자리”이라며 “시 읽는 기쁨을 느끼고 치유의 시간을 가진다면, 한 편의 시가 우리 삶의 역경과 고통을 거뜬히 이겨내는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센텀의료재단은 2002년 수영구 광안동에 부산센텀병원을 개설한 데 이어 2009년에는 사상구에 서부산센텀병원을 개원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부산센텀병원은 지역 사회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3년 12월 477병상의 센텀종합병원을 준공해 종합병원으로 승격했다.
그는 병원 경영은 물론이고 지역 사회 공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손상예방협회 이사장, 부산동부지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부산시립미술관후원회 이사장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교인 부산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대 동문 장학회관 건립, 부산대 의대 발전기금, 지역 장학회, 범죄 피해자 지원 등에 기부한 것과 지역 의료·사회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의대를 다닐 때 공중보건장학금을 받았어요. 그걸 받으면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해야 해요. 전문의를 따고 4년간 경북 김천시와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의사로서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후배들도 사회를 위해 봉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부산대학교 후배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진행한 ‘1000원의 저녁 식사’도 화제가 됐다. “후배들을 만나 보면 열심히 공부하는데 취업이 잘 안돼 힘들어하더라고요. 격려 차원에서 2016년 시험 기간에 제가 2000원을 내고 학생은 1000원만 내는 식사를 마련했어요. 그런데 한 학생이 벌떡 일어나더니 ‘회장님 한 번 더 해주세요’고 해 그래서 다음 해에 또다시 했어요. 후배 5만 명의 밥을 사준 셈이었죠.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3월에는 부산 사랑의열매가 운영하는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아너 소사이어터에 가입해 1억 원 기부를 약정하며 348호 회원이 됐다. “우리는 사회와 주위의 도움으로 성장했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회장은 앞서 지난달 3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부산 지역 신장장애인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500만 원을 전달했다. 이어 지난달 13일에는 수영구 저소득 가정 100세대에 10만 원씩 성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수영구를 대표하는 병원으로서 환자와 직원이 만족하고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병원이라는 설립 이념에 부합되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의 지역 사랑의 철학이다.
그는 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를 통해 2004년부터 매달 8명의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후학 양성에 관심이 많다. 수영구청과 지역 단체가 기금을 내 만든 수영구 장학재단의 상임이사를 맡아 장학재단에 상당 금액을 기부했다.
박 대회장은 “이번 전국 장애인 시낭송대회를 통해 누구나 안고 있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참가자가 성취감을 맛보며, 따뜻하고도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크게 웃었다.
글·사진=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