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무저갱’, 제1회 어댑터씨어터 대본 공모전 당선
신호권·박은우 작가 공동 창작
재난으로 고립된 이들 이야기
우리 사회의 인간성 붕괴 담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있는 인기 소극장 어댑터씨어터가 주최한 제1회 연극, 뮤지컬 대본 공모전에서 부산 부부 작가의 희곡 ‘무저갱’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어댑터씨어터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약 2달간 실시한 ‘제1회 어댑터씨어터 대본 공모전’ 당선작으로 신호권, 박은우 작가의 공동 창작극 ‘무저갱’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무저갱’은 재난으로 고립된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며 현대 사회의 인간성 붕괴라는 주제를 재치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휴먼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43편이 출품됐고, 심사에는 연출가와 교수 등 공연 전문가가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지난달 두 차례 회의를 거쳐 ‘무저갱’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에는 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고, 어댑터씨어터의 공연 개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심사위원들은 ‘무저갱’에 대해 “붕괴된 건물에 갇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생활감이 돋보이는 대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한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또 “1막과 2막의 시간과 장소를 비연대기적으로 배치해 극적 재미와 신선함을 더했다”고 호평했다.
신호권 작가와 박은우 작가는 부산에서 활동 중인 부부 작가로 이번 희곡에서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 신호권 작가는 당선 소감에서 “현대사회가 마치 무저갱(바닥없는 구덩이)에 빠져가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이 작품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목소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어댑터씨어터는 올해 공연 개발 과정을 거쳐 ‘무저갱’을 2026년 어댑터씨어터 무대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마터그 지원과 함께 해외 진출을 위한 번역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어댑터씨어터 심문섭 대표는 “전국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에서 부산 부부 작가가 쓴 희곡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공연작품 개발에 관심 있는 국내외 기관 및 단체, 기업과의 연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대본공모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