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장 재선거 6인 경선…국민의힘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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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옥, 김성갑, 백순환, 변광용, 옥영문, 황양득
당원 50%·일반국민 50% 반영 ‘국민참여 경선’
대통령 탄핵 정국 탓 여당 공관위 구성도 못해

거제시장 재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왼쪽부터 권순옥, 김성갑, 백순환, 변광용, 옥영문, 황양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거제시장 재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왼쪽부터 권순옥, 김성갑, 백순환, 변광용, 옥영문, 황양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4‧2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 레이스도 주춤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참여 대상을 확정했다. 반면 무공천 압박을 받는 국민의힘은 아직 공천관리위원회조차 구성이 안 돼 당분간 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는 최근 4월 2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4곳과 광역의원 4곳에 대한 1차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거제시장 재선거는 권순옥(70)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김성갑(53) 전 경남도의원, 백순환(65) 전 거제지역위원장, 변광용(58) 전 거제시장, 옥영문(63) 전 시의회 의장, 황양득(57) 에이펙아카데미 학원장이 경선을 치른다. 권리당원과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0%씩 반영하는 ‘국민참여 경선’이 유력하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가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애초 민주당 내부에선 1~2명 정도는 면접심사 과정에 탈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청자 전원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는 특정 후보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권순옥‧김성갑‧백순환‧옥영문 예비후보는 앞서 변광용 예비후보를 향해 ‘지방선거 불출마’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날을 세웠다. 민선 7기 거제시장을 지낸 변 예비후보는 직전 지방선거와 총선에 연거푸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낙마했다. 특히 앞선 총선 출마 땐 향후 시장 재선거가 생겨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몇 차례 공언해 놓곤,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변 예비후보가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단일화를 통해 맞선다는 전략이다. 공신력 확보를 위해 경남도당에 변 예비후보를 제외한 단일화 경선까지 의뢰한 상태다. 단일화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경우, 최종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로 단일화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아예 경선에서 배제하면 분열을 자초할 공산이 높다. 반면, 일단 당내 경선에 참여하면 공직선거법상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해 갈등을 조기에 봉합할 수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 기회조차 안주면 반발은 더 거세질 게 뻔하다. 여당 대통령 탄핵 정국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인 만큼 억지로라도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거제시장 재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 왼쪽부터 권태민, 김봉태, 박환기, 천종완, 황영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거제시장 재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 왼쪽부터 권태민, 김봉태, 박환기, 천종완, 황영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어수선한 와중에도 첫발을 뗀 민주당과 달리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진영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번 재선거 사유를 제공한 ‘귀책 정당’이라는 이유로 ‘무공천’ 압박 여론이 갈수록 커지는 와중에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겹쳐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공천 여부는 물론, 아직 공천관리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았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권태민(66)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 김봉태(64) 전 밀양시 부시장, 박환기(62) 전 거제시 부시장, 황영석(67) 거제시발전연구회장, 천종완(65) 전 거제시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또 다른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전기풍(58) 경남도의원과 정연송(64)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등은 당 방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재·보궐선거에 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다 보니 다들 혼란스러운 모습”이라며 “늦어도 이달 중엔 기준과 룰이 정해질 듯하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번 재선거는 작년 11월 박종우 전 거제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3월 13‧14일 본 후보 등록에 이어 20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해 28‧29일 사전투표를 한다. 당선인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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