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지천명이라면 마키아밸리에 귀기울여라
오십이라면 군주론 / 김경준
새해가 밝았다. 윤모 씨의 ‘만 나이’ 공식화 덕분(?)에 이제 나이는 해(年)가 바뀌어 먹는 것이 아니라 생일이 지나야 먹는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해가 바뀌면 새삼 나이가 부담스럽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갔다. <오십이라면 군주론>. 이제는 50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은 이탈리아 철학자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그의 대표작 ‘군주론’과 다양한 사례를 해석해 논증한다.
왜 오십에 군주론인가. 책에 따르면 오십은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경험하고 젊은 시절 품었던 이상과 사회생활에서 실제로 맞닥뜨린 현실의 간극을 실감하는 나이다. 개인과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고, 급변하는 패러다임 전환 시대를 무사히 헤쳐나가기 위해선 ‘군주론’이 전하는 메시지는 꽤나 유용하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책은 마키아벨리가 전하는 삶의 본질을 생존, 책략, 자신, 강함 등의 키워드로 논한다. 내 삶의 리더가 되는 비법으로 악의 활용, 사자의 용맹, 전쟁 대비, 리더의 사명도 언급한다.
우리는 흔히 마키아벨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군주를 ‘선악을 가리지 않는 목적지상주의자’ 정도로 알고 있는데, 꼭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특히 우리는 그의 사상에서 개인 차원의 윤리와 지도자의 덕목은 별개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의 안녕이라는 목적 아래 행하는 리더의 행동과 지극히 사적인 개인 행동의 기준이 같을 수는 없다. 일국의 지도자가 국제 관계에서 의리나 도덕적 기준만으로 외교를 행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오십이 되었어도 조직의 리더는 되지 못한 사람(나처럼)이 적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맹점이라면 맹점. 김경준 지음/믹스커피/364쪽/2만 1000원.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