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역 기반 동서학원 3개 대학, 글로벌 시대 선도" 박동순 동서학원 이사장
1965년 경남정보대 설립
토목·건축 등 산업인력 양성
동서대·부산디지털대 개교
소프트웨어·디지털 교육 강화
6·25 전쟁의 아픔 속에서 ‘경제 발전’이라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산업 역군과 시민들의 힘으로 대한민국은 오늘날 세계 7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이 압축 성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은 교육이었다. 선진 기술을 익힌 학생들이 전국, 세계 곳곳 산업현장을 누볐다.
1965년, 국민 1인당 소득이 80달러이던 때 부산에도 경남정보대학교(당시 동서기독교실업학교)가 설립돼 산업 일꾼을 양성했다. 한국 경제발전의 핵심 분야인 토목, 건축, 전자, 특수재배 학과가 개설돼 실력 있는 전문 인력을 길러냈다.
건학 첫해부터 고 장성만 설립자와 함께 경남정보대를 이끌어 온 박동순 동서학원 이사장은 “당시 부산시에 편입되지 않은 냉정마을 골짜기의 버려진 땅에서 시작한 동서학원이 부산시민의 큰 사랑을 토대로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며 “남은 삶을 빚진 마음으로, 빚 갚는 마음으로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 지역 사회에 보답하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서학원은 경남정보대와 동서대학교, 부산디지털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동서학원은 1992년에 동서대를, 2002년에 부산디지털대를 각각 개교했다. 경남정보대가 하드웨어 기술로 산업시대를 선도했듯, 동서대는 정보화시대에 발맞춰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으로 설립됐고, 부산디지털대는 부산 최초로 원격교육 기반을 구축해 더 많은 시민들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박 이사장은 1977년 평생교육 개념조차 희미했던 시기에 ‘만인의 교육’을 목표로 대학을 지역사회에 개방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남정보대에 노인대학, 주부대학 등을 개설했고, 1998년 IMF 경제 위기 당시에는 실업자 재취업 과정도 운영해 부산 시민들의 재기에 힘을 보탰다. 경남정보대는 지금까지 부산을 대표하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동서대 총장을 지낸 박 이사장은 부산 문화콘텐츠 산업 도약에 큰 힘을 보탰다. 박 이사장이 2008년 한국 영화계 거장인 임권택 감독 이름을 딴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을 출범시킨 일이 대표적이다. 이 대학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부산을 알리고, 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 이사장은 “동서대는 설립 때부터 지정의(知情意) 인성교육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하며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센텀시티 내 캠퍼스를 기반으로 문화콘텐츠 분야 아시아 최고 대학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힘줘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제 동서학원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그는 동서대의 교육 목표를 ‘세계화’로 규정하고 세계 여러 대학과의 교류를 독려하고 있다. 동서대는 2006년 부산 최초로 세계자매대학 총장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아시아대학총장포럼을 열었다. 동서대는 현재 45개 나라, 279개 대학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279개 대학과 1000여 곳에 이르는 글로벌 경험 학습장(GELS)은 동서대 학생들이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건학 60주년을 맞은 동서학원은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경남정보대는 해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 기업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정주형 유학생’을 양성하는 역할을 도맡는다. 동서대는 역시 지난해 선정된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바탕으로 에너지테크, 바이오헬스, 문화콘텐츠, 부산헤리티지 분야 성장에 힘을 보탠다. 부산디지털대는 올해 ‘국제화 원년’을 선언하고 한국어학과를 신설, 해외 학생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박 이사장은 “동서학원 3개 대학은 앞으로도 지역에 기반을 둔 탄탄한 교육환경으로 글로벌시대를 열어가는 글로컬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