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급감에… '金징어' 올해도 계속된다
수산경제연 '2025 수산경제전망'
kg당 1만 9878원, 10년 새 3배
수산물 수출 30억 달러 초과할 듯
기후변화로 업종 간 양극화 심화
지난 4일 부산 부전시장에 장을 보러 간 김 모(52·부산 부산진구 연지동) 씨는 1㎏들이 오징어 진미채를 사려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2만 1000원이던 것이 서너 달 만에 3만 원으로 오른 것이다. 김 씨는 "오징어 무침을 틈틈이 사 먹는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고수온 탓에 올해도 오징어 소비자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근해어업 업종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K김의 수출 호조로 인해 수산물 수출액은 3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5 수산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냉동오징어의 kg당 소비자가격은 평균 1만 9878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평균(1만 8874원)보다 5.3% 오를 거라 내다본 것이다. 지난 2015년 냉동오징어 평균 가격은 6865원에 불과했다. 올해 전망이 맞는다면 10년 만에 3배 가까이 치솟는 셈이다.
오징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연근해 어획량 감소다. 오징어는 국내 소비가 많은 ‘국민 수산물’이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온에 민감한 오징어는 기후 변화로 어장이 분산되며 2010년 이후 어획량이 꾸준히 줄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근해 어황까지 악화되면서 올해도 공급 상황이 나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는 수입 확대와 대체 상품 개발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해결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후 변화는 근해어업 업종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오징어를 주로 어획하는 트롤, 채낚기, 저인망어업은 직격탄을 맞아 올해 어가 소득이 작년보다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등어와 갈치, 삼치 등을 주로 잡는 대형선망은 주요 어종 어획량 증가로 어업 수익이 소폭 증가하거나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근해어업이 기후변화 대응 기술 도입과 업계 협력을 통해 양극화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면 올해 수산물 수출액은 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됐다. 수협은 올해 수산물 수출액을 30억 3100만 달러로 예상하며, 지난해 30억 2500만 달러를 소폭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수산물 실적을 견인하는 건 단연코 ‘K김’이다. 지난 2023년 김 수출은 7억 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등 신규 시장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는 김 가공 제품 개발과 시장 다변화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수산업 총생산량은 361만t으로 지난해 367만 400t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88만 1000t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105만 8000t)부터 10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해면양식어업은 가리비, 파래, 다시마 등 일부 품목의 호조로 올해 생산량이 221만 8000t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면양식어업 생산량은 지난 2015년 166만 8000t에서 지난해 225만 5000t으로 10년 새 35%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