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피사의 사탑’ 공개바위를 아시나요?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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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t 바위탑 25~30도 기울어져
신비함·탁 트인 경관 등 볼거리 제공
접근성 향상…콘텐츠 활용 노력 숙제

산청 공개바위 모습. 연결된 바위 5개가 25~30도로 기울어져 있어 ‘한국판 피사의 사탑’이라 불린다. 산청군 제공 산청 공개바위 모습. 연결된 바위 5개가 25~30도로 기울어져 있어 ‘한국판 피사의 사탑’이라 불린다. 산청군 제공

경남 산청군 와불산 북서쪽 끝자락에 있는 한 바위탑이 등산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특이한 외형 때문인데,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산청군에 따르면 금서면 방곡리 산 176-1번지 등산로에는 ‘공개바위’가 있다. 공개바위는 육면체 바위 5개가 층층이 쌓인 5층 석탑 모양인데, 높이는 12.7m, 둘레는 12.4m에 달한다. 특히, 연결된 바위 5개가 25~30도로 기울어져 있어 지역민이나 등산객들 사이에선 ‘한국판 피사의 사탑’이라 불린다.

공개바위는 총무게 100여t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바위가 60도 경사 산비탈에 수천 년간 원형 그대로 보전돼 오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신비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동쪽으로는 탁 트인 경관이 펼쳐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공개바위는 원래 흙 속에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바위를 감싸고 있던 흙이 떨어져 나가면서 현재 상태로 노출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름에 얽힌 전설도 있다. 우리나라 신화에 등장하는 창조신이자 거인신인 마고할미가 삼베 구만 필을 허리에 두르고 공기놀이를 하다가 그 공깃돌을 쌓아뒀다는 내용이다. ‘공개’는 ‘공기’의 경남 서북부 방언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비사업이 펼쳐지면서 공개바위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문화·관광콘텐츠 활용 고민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산청군 제공 지난해 정비사업이 펼쳐지면서 공개바위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문화·관광콘텐츠 활용 고민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산청군 제공

공개바위는 불과 2~30년 전만 해도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인근 마을주민들과 향토사학자, 등산객들에 의해 점차 외부에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2007년 9월 6일에는 경남도기념물에 지정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공개바위 활용 방안을 놓고 아쉬움의 목소리 나오고 있다.

공개바위는 원래 주변으로 수목이 울창해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에 군은 지난해 문화유산 주변 정비사업과 등산로 정비사업 등을 통해 진입로 목재계단 정비, 안전난간 설치, 풀베기 등을 진행했지만 모두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에 그쳤다. 바위에 대한 연구나 문화·관광 콘텐츠 활용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공개바위로 찾아가는 방법을 묻는 전화가 자주 온다. 그 때문에 문화유산 보전과 안내판 설치, 진입로 정비, 안전시설물 설치 등에 집중했다. 향후에는 공개바위를 통해 지역을 알릴 수 있도록 콘텐츠화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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