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등록외국인 수 2만 4727명
전년 대비 3443명 증가 ‘전국 9위’
유입·정착 강조한 김해형 정책 나와
유학생 인턴제·교민회 설립 등 지원
경남도와 이민청 유치 공동 추진도

경남 김해시의 ‘글로벌 푸드타운’을 지나는 외국인들.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가 증가하는 외국인 인구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 정책을 새로 짠다. 유학생과 근로자, 다문화 가정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주 환경 마련에 초점을 뒀다.

김해시는 올해부터 외국인 유입·정착·공존을 목표로 김해형 외국인 정책 ‘MBTI’ 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MBTI는 ‘배우고(Master) 일하고(Be at work) 김해에서 함께(Together In Gimhae)’를 의미한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김해 등록외국인 수는 지난달 기준 2만 4727명으로 전년 대비 3443명 늘었다. 이는 도내에서 가장 많고, 전국 기초지자체 중 아홉 번째로 많은 수치다. 총인구는 내국인과 등록외국인 수를 더해 계산하며 현재 55만 6403명으로 집계된다.

특히 시는 이달 인구 통계를 낼 때부터 외국국적동포를 산입하기로 했다. 2022년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령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인구인정 기준’에 따른 조치다. 지난달 기준 김해 거소 신고 외국국적동포 5403명을 총인구에 합산하면 56만 명이 훌쩍 넘는다.

통상 외국인 인구가 총인구의 5%를 넘기면 다문화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시는 단일민족 국가를 고집할 수 없게 된 현실을 반영해 외국인 정책을 강화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다.

먼저 지방 중소기업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경제 성장 견인을 위해 글로벌 인재 육성에 나선다.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각 대학과 기업체가 취업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정 분야 인력에 특례를 적용하는 ‘경남형 광역 비자’ 설계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방학 기간에는 지역 유학생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행정 인턴제’를 시범 운영한다. 인턴으로 선발되면 관광지 또는 보건소에 통역 인력으로 투입돼 두 달 동안 하루 6시간씩 근무하게 된다. 시는 사업 초기 5명을 선발하고 향후 1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외국인 근로자 근무 환경 개선에도 공을 들인다. 다음 달 예정된 국가공모사업 ‘외국인 근로자 정착지원 복합센터’에 도전한다. 이 센터는 외국인이 입국부터 정착까지 필요한 거주·교육·상담·문화복지 등 복합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다. 기숙 시설도 포함한다.

장기적으로는 곳곳에 흩어진 외국인 지원 기관들도 한데 모을 전망이다. 시는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와 가족센터, 글로벌센터를 통합할 거점기관 구축을 구상 중이다. 경남교육청은 내년 중도 입국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센터를 건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내국인과 외국인이 공존하는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나라별로 10여 명씩을 뽑아 서포터즈를 꾸리고 각국 공동체 활성화를 꾀한다. 서포터즈가 자리를 잡으면 행정과 외국인 간 가교역할을 할 교민회 설립도 지원하기로 했다.

공존의 기반이 될 인식 개선 사업에도 집중한다. 외국인이 지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를 담은 콘텐츠 등을 제작해 상호 이해도를 높이고 권역별 시민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해시 김병주 인구청년정책관은 “정부가 추진 중인 출입국·이민관리청 설립에 맞춰 김해시도 경남도와 함께 이민청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며 “유기적 공조를 통해 이민청 유치 공동추진단을 구성해 범시민 공감대를 조성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