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강한 트럼프 2기 출범 임박, 여야정 협력만이 살길
팽창주의 기조로 전 세계 혼돈 도가니
여야정·기업 원팀, 전방위로 대처해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색채를 한층 강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21일 오전 2시(한국 시간) 열린다. 트럼프 2기의 출범은 세계에 큰 태풍을 몰고 올 기세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의 구호 아래, 취임 직후부터 4년간 기존의 국제질서를 전방위적으로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동맹이나 전통적 우방도 미국의 이익에 복속해야 하고,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 확보를 위한 군사적·경제적 영향력도 서슴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재등장은 국제질서를 혼돈의 도가니로 빠뜨리고 있다.
미국에 대한 경제와 안보 등 다방면에 걸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풍전등화의 상황이다. 취임 전부터 한국을 ‘현금 인출기’(Money Machine)라고 지칭하고, 북한 핵보유국 인정 발언 등 북핵 문제 접근 방식과 자동차 등에 대한 보편관세 부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압박 등 경제·외교·군사 분야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편관세 부과로 인해 한국의 연간 대미 수출액이 최대 304억 달러(약 44조 원) 줄 것으로 분석돼 저성장 위기 고착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중국과 북한 등 대외적 변수가 많은 한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할 전방위적인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대응은 “이게 나라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구속에 이르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모두가 우왕좌왕할 뿐이다. 국정 운영 리더십 공백으로, 정부도 대통령실도 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한 소통 창구도, 정교한 대미 외교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여야 정치권은 ‘조기 대선’만 염두에 두고, 내전을 조장하는 듯한 발언까지 일삼는 등 제사보다 젯밥에만 정신이 있다. 과연 국가 미래를 책임지는 정당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더 이상 혼란을 자초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 여야 정치권과 정부는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을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최근 여야 지지율 반전도 국정 불안을 부추기면 국민이 등을 돌릴 수 있고, 국정 수행 능력으로 수권 정당 여부를 판가름하겠다는 국민 여론의 방증이다. 대미 외교와 국가의 미래는 결코 여야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기업·종교계·학계까지 대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상 외교의 공백을 메우고 트럼프 2기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마침, 국회 여야 의원과 재계 대표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한다. 여야 정치권은 극한 정쟁을 멈추고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 정치권이 ‘원팀’이 되어 트럼프 태풍에 대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