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아픔 딛고 일어서는 통영 제석초등 ‘특별한 졸업식’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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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화재 피해 복구공사 지연
‘2024년 졸업식’ 장소 구하지 못해
2월 17일 통영국제음악당서 개최

지난해 3월 발생한 대형 화재로 학교 시설물 복구를 진행 중인 통영 제석초등학교가 2월 17일로 예정된 2025년 졸업식을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기로 했다. 통영시 제공 지난해 3월 발생한 대형 화재로 학교 시설물 복구를 진행 중인 통영 제석초등학교가 2월 17일로 예정된 2025년 졸업식을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기로 했다. 통영시 제공

지난해 새 학기 학교를 덮친 난데없는 화마에 모교가 아닌 곳에서 마지막 초등학생 시절을 보내야 했던 경남 통영 제석초등학교 아이들(부산일보 2024년 3월 19일자 11면 보도 등)을 위한 특별한 졸업식이 열린다.

통영시는 2월 17일로 예정된 제석초등 2025년 졸업식을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음악당 졸업식은 지난해 화재 피해를 입은 제석초등 복구공사가 2월 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졸업식 장소를 구하지 못한 학생과 학교를 위해 통영시와 통영국제음악재단이 협력해 내린 결정이다.

통영시가 졸업식을 위해 음악당 대관료 면제를 재단에 요청했고 재단도 이를 흔쾌히 수용했다.

통영국제음악당은 세계적 수준의 공연시설로 초등학교 졸업식이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이번 졸업식이 화재 피해를 겪은 제석초 학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정분 제석초 교장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예기치 않은 화재 피해로 그간 학생들이 겪은 많은 어려움을 위로하고 지역사회의 따뜻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석초등 정정분 교장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멋진 선물이 될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지난 3월 18일 오후 2시께 발생한 제석초등학교 화재. 부산일보DB 지난 3월 18일 오후 2시께 발생한 제석초등학교 화재. 부산일보DB

한편, 제석초등에 화마가 덮친 건 3월 18일 오후 2시께다. 본관동 1층 분리수거장 옆 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드라이비트 공법을 적용한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번졌다.

사납게 타들어 간 불길은 학교 건물 9800㎡와 주변에 주차된 차량 27대를 잿더미로 만들고 2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 과정에 10대 여학생과 40대 학부모, 60대 청소노동자가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학교 급식소와 40여 개 교실 중 최소 15개가 완전히 불에 탔고 나머지 교실도 타거나 연기에 그을려 수업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갈 곳을 잃은 전교생 1138명은 관내 초등학교 7곳에 학년별로 분산 배치돼 이동 수업을 받았다.

바로 옆 죽림초등에 배정된 1학년 152명을 제외한 2~6학년 986명은 아침마다 전세버스를 타고 가깝게는 2.2km 멀게는 7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등교하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넘게 더부살이 수업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화재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직후 소방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는 합동 감식을 진행했지만 발화 지점인 창고가 완전히 불에 타 화인으로 특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해 ‘원인 미상’으로 결론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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