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팍팍해진 서민 삶’…물가 3.6% 뛸 때 월급은 2.8% ‘찔끔’, 금융위기 이후 최대 격차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근로소득 증가율 2년 새 거의 반토막
2년 연속 물가 상승률 밑돌아
내수 자영업 가구 사업소득 최대폭 감소
빚 못갚는 자영업자 1년새 42% 급증

연합뉴스 연합뉴스
임광현 의원실 제공 임광현 의원실 제공

장기 불황 속에 근로자 월금은 ‘찔금’ 인상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껑충 뛰면서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사업소득이 크게 줄면서 지갑이 얇아진 가운데 빚을 못갚는 자영업자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2023년(귀속연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총급여 기준)은 4332만 원으로, 1년 전(4213만원)보다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2.3%)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2021년 5.1%까지 확대됐다가 2022년(4.7%)에 이어 2023년까지 2년 연속 둔화했다. 2.8%의 증가율은 최근 10년간 평균 증가율(3.6%)보다도 낮다.

근로자 월급이 '찔끔' 느는 동안 물가는 큰 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3년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2022년에 5.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2023년에 물가보다 월급이 적게 오르면서 근로소득 증가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간 격차는 -0.8%포인트(P)를 기록했다. 2022년(-0.4%P)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다.

근로소득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돈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0%) 이후 2022년이 처음이고, 이후 차이가 더 커졌다.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직장인보다 훨씬 심각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3분기(7~9월)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7.1%(13만 6000원) 급감한 178만 2000원으로, 201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인 2020년 4분기 감소 폭(-5.5%)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은 대표적인 자영업 업종들로, 이들의 사업소득 부진은 최근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과 관련이 깊다.

소득 부진 영향으로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 가구의 3분기 소비지출도 5.6%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2019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낙폭이다. 팬데믹 당시인 2020년 1분기(-5.2%)보다도 감소 폭이 더 크다.

높은 금리와 소비 부진 탓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진 빚(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는 최근 1년 사이 40% 넘게 늘었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336만 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모두 1123조 8000억 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을 안고 있었다. 같은 통계의 시계열상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12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도 모두 14만 6000명으로 1년 전인 2023년 3분기(10만 3000명)보다 41.8%나 급증했다. 이들 위험 차주가 보유한 대출액도 같은 기간 21조 6000억 원에서 29조 7000억 원으로 37.5% 늘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