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보다 기업 체감 경기 악화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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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I, 36개월째 100 이하 집계
중소기업 업황전망도 하락세

한경협 타워. 부산일보DB 한경협 타워. 부산일보DB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3년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87.3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BSI 실적치는 2022년 2월(91.5) 이래 36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금융위기 당시(2008년 5월~2009년 4월·12개월)보다 길다. 최장 기록은 70개월(2015년 5월~2021년 2월)이다.

BSI 실적치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가 좋아졌다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업종별로 제조업은 86.5, 비제조업은 88.0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세부 업종에서는 ‘의약품’과 ‘전자·통신장비’가 기준치를 맞췄고, 100을 넘는 업종은 없었다.

금속·금속가공 제품과 비금속 소재·제품이 80.0으로 가장 낮았다. 자동차·기타운송장비(83.3), 섬유·의복·가죽·신발(84.6), 석유정제·화학(85.7), 식음료·담배(86.7), 목재·가구·종이(87.5), 일반·정밀기계장비(89.5) 등이었다. 비제조업에서는 ‘여가·숙박·외식’과 ‘전문·과학기술·사업지원서비스’가 나란히 107.1로 호조를 보인 데 반해 불황을 맞은 건설이 64.3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앞서 BSI 전망치도 역대 최장기간인 35개월 연속 100을 밑돈 바 있다. BSI 전망치는 다음 달 경기에 대한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다음 달 경기가 이번 달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두 지표를 같이 놓고 보면, 국내 기업들이 내놓는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약 3년간은 어김없이 현실이 됐던 셈이라 저성장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 역시 67.5로 1월(68.1)에 비해 0.6포인트(P), 지난해 2월(75.4) 대비로 7.9P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3∼17일 307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SBHI는 75.2로 이달보다 1.2P 상승했고 비제조업은 1.3P 하락한 64.2로 나타났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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