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 동천 문제 해결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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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부산의 동천은 수질 오염, 홍수, 갈수기 악취, 물고기 폐사 등 심각한 환경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한 일회성 대응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동천의 건강한 복원은 부산의 도시 생태계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동천을 되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적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 동천 상류에 위치한 성지곡수원지를 다목적댐으로 전환해 하류로 환경·수질 개선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현재 동천 하류는 시멘트 옹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생태계의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자연 생태계의 전면 복원보다는 우선적으로 수중 생태계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실질적 접근이 필요하다. 성지곡저수지를 다목적댐으로 전환함으로써 홍수와 갈수기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량을 상당히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동천 하류의 수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갈수기 동안 발생하는 용존산소 부족 문제는 저수지의 물을 적절히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중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하천의 자연적 기능이 복원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 접근법은 동천을 단순한 배수로가 아닌, 지역 생태계를 보존하는 수질 개선의 핵심 자원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동천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수리 수문 모형을 활용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하천의 흐름은 시간에 따라 변화가 없는 정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흐름이 변화하는 부정류다. 그리고 하천의 위치에 따라 변화가 없는 등류가 아니라 부등류다. 따라서 단순한 부등류 모형이 아닌 시간 개념을 반영한 부정류 모형을 사용해 하천 유역의 다양한 흐름 상태를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홍수에 의한 재해 발생을 미리 진단할 수 있고, 갈수기 동안 유속이 느리거나 정체되는 구간에서 발생하는 용존산소 부족 문제를 공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하천의 문제 구간을 식별하고, 이를 토대로 수리학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용존산소 부족 지역을 찾아내고, 물의 흐름을 촉진하거나 추가적인 산소 공급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동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다.

수영강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 문제는 동천 복원의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 수영강, 온천천, 동천 모두가 기존 하천 기본계획에서 부등류 모형만을 사용한 결과, 실제 홍수나 갈수기의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현실적인 하천 관리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시간적 변화를 고려한 부정류 모형을 도입하고,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동천의 종합적인 복원 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시공, 유지관리 단계에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부산의 하천들은 단순한 배수로 기능을 넘어, 생태적 가치와 시민의 삶의 질을 증진하는 중요한 도시 자산이다.

홍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저류지 조성도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저류지는 홍수 시 많은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하천의 흐름을 조절하고, 수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계획홍수위가 높아서 홍수방어벽을 하천 호안에 설치하고 있는 동천에서 필수적인 기반 시설이다. 이를 통해 동천의 홍수 및 갈수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하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동천과 관련된 모든 계획, 설계, 시공, 운영, 유지관리 단계에서 잘못된 접근이 반복되어 왔으며, 이는 부산시와 관련 지자체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졌다. 이제는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고, 동천을 진정으로 복원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계획이 필요하다. 과학적 데이터와 검증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 종합적 계획은 동천을 다시금 건강한 생태 하천으로 되살릴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부산 시민들은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이며, 부산의 도시 생태계는 더욱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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