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활용법 고민이라면… 적금·주식 투자 어때요
시중은행, 청소년 금융 상품 운영
우대 금리·금융 교육 혜택도 받아
직접 돈 관리하는 상품도 큰 인기
주식 보유한 미성년 주주 급증세
긴 설 연휴가 끝나고 은행권의 시선이 세뱃돈으로 향하고 있다. 청소년 대상 우대 금리 제공, 교육 상품을 연계하거나 청소년이 직접 돈을 관리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 상품도 대거 출시돼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미래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성인 고객에 비해 큰 혜택을 제공한다. 고수익과 어릴 때부터 투자 교육을 위한 일석이조 효과로 주식에 투자하는 미성년자 자금도 해마다 늘고 있다.
■우대금리부터 교육 상품까지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다양한 청소년 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각종 조건에 따라 2~4%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신한은행의 ‘신한 한 달부터 적금’은 기본금리가 연 2.3%로 우대금리로 2.0%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한 달부터 1년까지 기간을 정해 매일 혹은 매주 납입하는 식이다. 적금으로 저축 습관을 기르자는 목적도 있다. 입금액은 한도가 있다. 매주 납입의 경우 일주일 10만 원, 매일 납입은 하루 2만 원까지다. 매주 납입 상품은 납입 회차의 90% 이상을 달성하면 우대금리 적용을 받는다. 매일 납입 상품은 80% 이상만 달성하면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아이행복적금2’는 경찰서 또는 안전드림앱(아동 실종 등 생활안전 위험 대처용 앱)을 이용해 지문 사전 등록 후 신고증 제출 시 최대 연 4.1%의 금리를 제공한다. 적립 금액은 월 50만 원 이하로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다. 2007년 1월 1일 이후에 출생한 고객이 우리 아이행복적금2에 가입하는 경우 신규 금액이 2만 원 이상이고 입출식 계좌를 보유하면 1만 원 바우처도 지원한다.
청소년을 겨냥해 특정 시기 금리를 우대해 주거나 교육, 기부 등의 의미를 부여한 상품도 있다. 하나은행은 아이부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주식 투자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 ‘아이 꿈하나 적금’은 아이의 출생, 입학 등 특별한 해에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KB 영유스 통장의 경우 교육 전문 기업 NE능률의 무료 체험 프로그램 서비스를 1회 제공한다.
농협은행의 ‘착한 어린이 적금’은 후원금을 납부하는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월 최대 100만 원까지 입금할 수 있으며, 최고 연 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에 자동 납부 실적이 있는 고객이 대상이다.
부산 지역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우대금리 위주의 상품이 많았다면 지금은 사회적 의미를 더하거나 자녀들의 금융 교육이 가능한 상품으로 유행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직접 관리해요”
인터넷은행들은 앱의 접근성이 좋은 장점을 활용해 청소년이 직접 자금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전용 상품인 ‘카카오뱅크 미니’를 운영 중이다. 아이들 명의의 체크카드 발행 가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아이들 입출금 사용내역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고 사용 매장 제한 등은 기본이다.
카카오뱅크는 7~18세 이하 대상 ‘카카오뱅크 미니(mini)’라는 은행 계좌 없이 돈을 보관·이체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선보여 지난해 말 기준 25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미니 카드를 이용하면 이체와 입금, ATM 무료 출금 등을 할 수 있다. 이용자는 50만 원까지 보유할 수 있고 쓴 돈과 남은 돈을 앱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고객들의 저축 경험과 올바른 금융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미니 26일 저금’서비스를 제공한다. 26일 동안 매일 500원에서 2000원씩 저금해 최대 5만 2000원을 모을 수 있다.
■10명 중 1명은 미성년 주주
주식 투자도 청소년 자금 관리의 새로운 트렌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성년자 주주는 2019년 약 9만 8600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약 27만 3700명으로 약 178% 증가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약 140% 늘어난 65만 6340명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초·중·고교생인 8~19세 투자자가 58만 1257명에 달한다.
주요 증권사 청소년 투자자들의 계좌 당 평균 잔고는 4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다. 미래에셋증권의 1인당 평균 잔고 금액이 987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NH투자증권은 720만 원, 키움증권은 741만 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412만 원으로 집계됐다.
청소년 투자자들의 보유 종목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 선호가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이 집계한 청소년 투자자 보유 종목에서는 금액 기준 삼성전자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청소년 4만 1401명이 삼성전자 주식 1053억 6000만 원어치를 보유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보유 종목은 테슬라다. 5738명이 497억 8000만 원어치를 가지고 있었다. 엔비디아는 3420명이 288억 7000만 원어치 보유해 3위에 올랐다. 다음은 애플(7045명·180억 1000만 원), TIGER 미국 S&P500 상장지수펀드(ETF)(5197명·113억 60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