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높을수록 더 많이 움직인다 ‘운동 빈부격차’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여성 비만 격차는 14.6%P
소득이 높을수록 신체 활동을 더 많이 실천하는 ‘운동 빈부격차’가 최근 더 확대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남성은 흡연율, 여성은 비만 유병률에서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질병관리청의 ‘202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은 44.5%였다.
소득 수준별로 5분위를 나누면 소득 수준이 낮은 ‘하’ 그룹에서는 39.1%에 그쳤고, ‘중하’ 44.6%, ‘중’ 43.8%, ‘중상’ 45.3%, ‘상’ 49.2% 등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소득이 높을수록 걷기 실천율이 높고, 가장 낮은 그룹과 가장 높은 그룹의 차이는 10%포인트(P) 이상이다.
특히 이 격차는 2014년 같은 조사에서 2%P(소득 ‘상’ 43.7%, ‘하’ 41.7%)에 그쳤지만, 2023년 조사에서는 5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유산소신체활동 실천율에서도 소득 수준별 격차가 뚜렷했다. 일주일에 중강도 신체 활동을 2시간 3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신체 활동을 1시간 15분 이상 또는 중강도와 고강도 신체 활동을 섞어서(고강도 1분은 중강도 2분) 각 활동에 상당하는 시간을 실천한 비율을 말한다.
19세 이상 전체 성인에서는 52.5%인데 소득 ‘하’ 그룹에선 48.3%, ‘상’ 그룹에선 57.2%로 8.9%P 차이가 났다. 역시 2014년의 3.6%P(소득 ‘상’ 55.8%, 소득 ‘하’ 59.4%)에서 격차가 확대됐다.
특히 남성에서는 소득에 따른 유산소 신체 활동 실천율 차이가 13.3%P로 여성(4.2%P)보다 컸고, 2014년 같은 지표의 격차(1.6%P)와 비교하면 급격하게 높아졌다.
최근 일주일간 근력 운동을 2일 이상 실천한 분율인 ‘근력 활동 실천율’(성인 전체 27.3%)도 소득 ‘하’ 그룹 21.4%, ‘상’ 그룹 32.8%로, 고소득층이 11.4%P 더 높았다. 2014년에 고소득층(23.2%)과 저소득층(18.0%)의 격차(5.2%P)와 비교하면 배 이상 벌어졌다.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는 남성의 현재 흡연율에서도 눈에 띈다. 남성의 현재 흡연율은 ‘상’ 그룹 26.2%, ‘하’ 그룹 39.2%로 13.0%P나 차이가 났다. 2014년 같은 지표의 격차(8.7%P)와 비교해도 크게 증가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만성질환 유병률에서는 여성의 비만이 소득 수준별 격차와 격차 확대 폭 모두에서 확연했다. 여성의 비만 유병률은 ‘하’ 그룹에서 32.5%, ‘상’ 그룹에서 17.9%로 14.6%P 차이가 났다. 2014년 10.0%P 격차(‘하’ 그룹 26.7%, ‘상’ 그룹 16.7%)보다 벌어졌다.
특히 남성 비만 유병률의 경우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가 2.5%P(‘하’ 그룹 45.2%, ‘상’ 그룹 42.7%)로 크지 않고, 2014년(6.9%P)보다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10년간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를 살펴보면, 흡연, 신체 활동 비실천, 비만, 고혈압, 당뇨병이 소득 수준 하위 그룹에서 더 높았다”며 “특히 남성은 흡연과 신체 활동 비실천, 여성은 비만의 상-하 그룹 격차가 지속되고 있었고 격차가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