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구원투수 나선 부산은행… 100억 긴급 출연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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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보와 함께 특별 자금 협약
자영업자 등 대상 1500억 대출
경기 침체 속 지역 상인과 상생

지난해 빚을 갚지 못한 부산 지역 소상공인이 역대 최대를 기록(부산일보 1월 21일 자 1면 보도)하며 어려움에 처하자 부산은행이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3일 부산은행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이날 오후 2시 부산 연제구 부산신용보증재단(이하 부산신보) 사옥에서 부산시, 부산신보와 ‘부산시 소상공인 특별자금 업무 협약’(사진)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방성빈 부산은행장, 성동화 부산신보 이사장이 참석했다.

협약의 핵심은 부산은행의 100억 원 규모 대출 자금 출연이다. 부산은행은 부산신보에 긴급 자금 100억 원을 출연해 1500억 원 규모로 지역 소상공인 대상 대출을 진행한다. 시는 이자 일부를 시 예산으로 보전하기로 했다. 대출 대상은 부산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다. 업체 당 최대 1억 원 한도로 대출이 이뤄진다.

부산신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산신보 사고액은 2633억 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재단의 사고액은 2023년 2240억 원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2000억 원을 넘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사고액은 647억 원이었는데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소상공인의 위기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현상’과 에너지·원자재 비용 상승, 경기회복 둔화 등으로 버티지 못한 영세업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신보는 이달 기준으로 보증 잔액에 여유는 있지만,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계속 증가할 것에 대비해 부산은행과 긴급 출연을 협의했다. 부산은행은 1997년 부산신보 운영 이후 28년간 총 843억 원을 출연했다. 재단 전체 출연금 5856억 원의 14%로 민간 금융기관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부산신보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기업 등으로부터 출연금을 받아 운영된다.

소상공인 상황이 악화되는 만큼 부산신보는 올해 지자체, 금융권의 출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부산 지역 16개 구·군의 대출 자금 출연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재단 설립 후 적립한 출연금 중 기초자치단체 출연금은 전체 출연금의 0.09%인 5억 원에 불과하다. 2022년까지 지자체의 출연금은 없었고 2023년 강서구를 시작으로 동래구, 부산진구, 해운대구만 대출 자금을 출연했다. 전국 17개 재단 지난해 기초자치단체 재단별 평균 출연금은 81억 원 수준으로 부산보다 20배 가량 많다.

부산신보 관계자는 “출연금 출연 지자체 주민에게 보증료율, 보증 한도 차등 지원도 법적으로 가능해 지자체의 지원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며 “지자체·금융권이 지역 소상공인과의 적극적인 상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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