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건설투자 부진에 내수 침체 여전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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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덕에 제조업 생산 늘어
부산 소매판매, 4년 만에 감소
부동산업 생산도 2.5% 줄어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활동은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광공업(제조업) 생산은 늘어났다. 하지만 소매판매가 줄어들고 건설투자도 부진하면서 지난해 내내 내수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소매판매액은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부산의 대형소매점 판매도 3.2% 줄어들면서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잘 되면서 전체 제조업 경기를 이끌었다.

도소매업·운수업·음식점·금융업 등을 말하는 서비스 생산은 1.4% 증가했는데 이는 2023년(3.2%) 증가폭의 절반도 안됐다.

소매판매액은 2.2% 줄었다. 이는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으며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어들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3.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의복 등 준내구재(-3.7%)에서 모두 판매가 줄어 사람들이 전 분야에서 지갑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성은 공사실적이 줄어 4.9% 감소했다. 2021년(-6.7%)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지난해 건설업 불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기성이란 공사현장별 시공 실적을 합한 것을 말한다. 다만 건설수주는 7.2% 증가했다.

부산의 산업활동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지난해 부산 제조업 생산은 전자부품 기계장비 자동차 등에서 늘면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그러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소매점 판매는 3.2% 줄어들었다. 4년 만에 대형소매점 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울산은 4.3%, 경남은 4.9% 각각 감소했다.

당초 정부는 연말 소매판매가 늘면서 내수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을 기대했으나 비상계엄 여파로 연말 소비 심리마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12월 숙박·음식점업은 한달 전에 비해 3.1% 줄었다. 골프장, 스키장, 테마파크 업종이 포함된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6.9%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며 부동산업 생산 역시 2.5%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제조업을 받쳐줬던 반도체 경기도 올해는 불투명하고 정치불안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소비심리도 크게 나빠져 올해는 제조업과 소매판매 모두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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