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조정 '무인파괴방수차' 큰 역할… 여객기 천장 구멍 내 물 주입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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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 접근 어려운 상황 투입
주한미군 55보급창 화재서 효과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경찰, 소방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3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경찰, 소방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에서 원격조정이 가능한 소방 장비 ‘무인파괴방수차’가 신속한 화재 진압에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항공기 양 날개에는 항공유가 가득 차 있어 진화가 늦어졌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빠른 화점 진압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26분 소방당국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 화재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신고 접수 9분 뒤인 오후 10시 35분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약 10분 뒤 무인파괴방수차가 현장에 배치됐다.

무인파괴방수차는 지상 20m 높이 크레인에 파괴기와 노즐이 달린 차량이다. 소방대원의 직접 투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격조정으로 건물 외벽이나 천장을 뚫어 물을 주입할 수 있다.

이번 화재에서도 소방대원들이 외부에서 직사 방수를 이어갔지만 내부 진화를 할 수 없어 무인파괴방수차가 동원됐다. 당시 무인파괴방수차를 조종한 강서소방서 김규보 소방장은 “불길이 한창 거세질 때라 소방대원 투입이 어렵고, 항공기 날개의 연료탱크가 폭발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라 무인파괴방수차가 급히 동원됐다”고 말했다.

당시 화점 진압을 위해 김 소방장은 창틀 등 기체의 다양한 부분에 구멍을 내기 위해 시도했지만 프레임 등에 걸려 실패하자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된 기체 천장을 공략했다. 알루미늄 소재는 열에 약해 동체의 다른 부분보다 구멍을 내기 수월했다. 곧 무인파괴방수차 파괴기가 낸 기체 천장의 구멍에 노즐을 주입했고 용수를 뿜었다. 발화 지점인 조정석 안쪽으로 물을 뿜기를 3~4분, 불길은 곧 약해졌다.

김 소방장은 “자칫 항공기 날개에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불이 커져 대원들도 위험해질 뻔했는데 무인파괴방수차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무인파괴방수차는 지난해 10월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55보급창 화재에서도 초기 진화에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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