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새 책] 새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생활사 外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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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생활사

새는 공룡에서 진화했다. 그러니 우리가 치킨을 먹을 때 어쩌면 공룡을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DNA 연구 결과 새는 일부일처제로만 교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둥지의 새끼 새들도 각자 아비가 다르다. 공항이 생긴다고 새들이 알아서 이주하지도 않는다. 우린 새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레이엄 스콧 지음/박정우 옮김/하정문 감수/지오북/356쪽/2만 8000원.


■매직필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던 위고비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이 약을 개발한 생명과학자, 식품 산업 관계자, 세계적 석학 등 100여 명을 인터뷰해 신약 탄생으로 인한 논쟁을 파헤친다. 결론은 우리는 그동안 포만감을 훼손하는 식품 첨가물로 가득한 음식을 먹어 왔고, 이제 정반대의 화학물질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한 하리 지음/이지연 옮김/어크로스/404쪽/1만 9800원.


■한국불교와 그 미술

미국 태생의 동양미술사학자인 저자는 한국 문화에 관한 1400여 편의 글과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불교의 최전성기였던 고려 시대에 제작된 고려 불화를 ‘한국 회화의 정점’이라고 했다. 고려 불화와 선(禪) 연구, 관세음과 미륵불, 불교와 무속 간의 관련성 등 한국 불교 문화와 미술사를 깊이 있게 성찰했다. 존 카터 코벨 지음/김유경 옮김/눈빛/504쪽/3만 3000원.


■숨겨진 여성들

세계적인 공대 MIT 분자생물학과에서 유일한 여성 종신 교수였던 낸시 홉킨스는 연구에만 몰두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점점 눈에 띄자, 다른 여성들과 함께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 결과로 1999년 MIT는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차별을 인정하게 되는 영화 같은 실화를 담았다. 케이트 제르니케 지음/정미진 옮김/북스힐/544쪽/2만 2000원.




■상식

한글을 빼고 K컬쳐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훈민정음 반포 당시에는 역사를 거스르는 망조의 악행이라고 규탄해 반대상소를 올리는 자들이 적지 않았다. 도올은 그들의 태도가 태극기부대로 대변되는 극우보수세력의 의중을 대변하는 담론 구조라고 일갈한다. 위대한 상식의 나라가 비상식적 정치 현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답한다. 김용옥 지음/통나무/240쪽/1만 5000원.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의 두 번째 소설집이 <그녀를 만나다>(2021)에서 옷을 갈아입고 개정 출간되었다. 2024년 미국 타임지의 ‘2024 올해의 책’, 올 1월 ‘필립 K. 딕 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타임지는 ‘공포스럽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운명을 다룬다’고 이 책을 평가했다. 정보라 지음/래빗홀/372쪽/1만 7500원.


■깜빡깜빡 할머니

할머니는 요즘 자주 깜빡깜빡하지만 손주들은 할머니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놀이를 좋아한다. 할머니가 기억을 잃어 점점 아이처럼 변해가도 슬프지 않다. 함께하는 시간이 여전히 재미있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머니가 사랑하는 이들까지 완전히 잊어버릴까 걱정이다. 요웨이춘 지음/남은숙 옮김/지구의아침/40쪽/1만 50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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