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 대통령 ‘아무일도 없었다’고 국민 모욕…내란 사태 희화화”
이재명 “쿠데타 사건을 장난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황운하 “윤석열 내놓은 메시지. 거의 유체이탈 수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 데 대해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 의원들은 “내란 사태를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양심에 대한 기대도 다 닳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윤석열의 내란 혐의를 뚜렷하게 증언했다”며 “그런데도 윤석열은 ‘아무 일도 없었다’며 국민을 모욕했다. 그날 밤 계엄군의 난동은 신기루였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쿠데타 사건을 장난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한여름 밤의 꿈 정도로 만들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비상계엄에 대해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데 대한 비판이다.
이 대표는 “형법에 협박죄는 왜 있나. 협박만 하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데 왜 처벌하나”라며 “미수죄 역시 미수에 그치면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인데 왜 처벌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이들은 명확한 의도를 갖고 군정에 의한 영구집권을 획책했다”며 “아무 것도 없었던 게 아니라 심각한 일이었다.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윤석열이 달 그림자를 언급했다는데,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표현”이라며 “이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내란수괴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다. 내란범의 말이나 옮기려고 정치인이 됐는지, 도무지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5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1980년 5월 광주에 대해서도 북한군이 침투했다는 유언비어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일말의 양심에 대한 기대도 다 닳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도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윤석열이 내놓은 메시지는 거의 유체이탈 수준”이라며 “입만 열면 사실 왜곡과 거짓말하는 버릇은 감옥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김희정 의원은 5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증인에 대해서 해석을 하는 것은 각자 입장에서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국민들이 듣고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아니고,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맥락인데 전 국민이 포고령을 확인했고, 군이 국회에 들어오는 것까지 확인했기 때문에 이 말은 공허하게 들린다”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