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발발… ‘약속대련’일까 ‘진검승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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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가 관세 10% 강행
중국도 보복관세 조치 반격
핵심 품목 빠져 ‘협상용’ 분석
일각선 “中 제재는 대선 공약”
협상 가능성 극히 낮게 전망

2019년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대로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실행에 옮기고 중국도 전방위 카운터펀치를 날리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만간 통화할 예정인 가운데 극적 타결이냐 확전이냐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미중 톱다운 방식 해결 기대

미국과 중국이 극적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는 양국이 호기롭게 관세전쟁의 포문을 열었지만 내용은 상당히 절제돼 있다는 분석에 뿌리를 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강행했지만, 그동안 공언해온 60% 관세에는 크게 못 미친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몇 분 뒤, 중국 공영방송이 ‘컴비네이션 펀치’라 칭할 정도로 다수의 보복 조치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미국에 주는 실질적 타격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중국이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는 중국 전체 수입량의 각각 1%와 3%에 불과하다. 아울러 중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 분쟁의 중심이자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농산물인 대두는 빠졌다.

중국이 관세 부과 시점을 오는 10일(현지 시간)로 잡은 것 역시 협상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괜찮다”고 말한 것을 보면 양국이 ’약속대련‘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불러일으킨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 의지를 밝힌 만큼 미중 정상이 소통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전쟁 배경엔 패권 경쟁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이 ’톱다운(하향식) 방식“을 통해 합의 조건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과 통화 관련 언급이 계속 바뀌고 있는 점은 이를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시 주석과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고 했는데, 10% 관세 발효 이후 백악관은 이번 주 후반 통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일에는 시 주석과 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적절할 때 이뤄질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 부과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중국이 펜타닐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 펜타닐 위기의 근본 원인은 (미국) 그 자체에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중국중앙TV 아나운서는 미국 관세 부과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은 상대를 잘못 골랐고 잘못된 계산을 했다”고 비판했다.

무역 전쟁 배경에 양국 글로벌 패권 전쟁이 자리하고 있는 점 역시 비관론에 불을 지핀다.

노무라증권의 마쓰자와 나카 최고 매크로 전략가는 로이터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라이벌이기 때문에 (멕시코·캐나다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중국을 공급망에서 차단하거나 경제적으로 이기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의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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