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납치됐던 태국인 5명, 16개월 만에 귀국
지난달 30일 풀려나 태국 도착
이스라엘 농장 근무하다 피랍
하마스, 이스라엘인 3명도 석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던 태국인 5명이 억류 16개월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9일 태국 외교부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교환으로 풀려난 태국인 5명이 이날 오전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해 가족과 재회했다.
이스라엘에서 함께 귀국한 마릿 싸응이얌퐁 태국 외교부 장관은 "이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와 감동적"이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실을 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태국인 인질 한 명이 하마스에 붙잡혀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인질과 시신을 송환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방된 인질 중 한 명인 퐁삭 탄나(36)는 "고국으로 돌아와 이 자리에 서게 돼 감격스럽다"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진심으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는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등 240여 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하마스가 인질로 억류한 외국인 중 태국인이 3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스라엘에는 주로 농장에서 일하는 태국인 노동자가 3만 여 명에 달해 피해가 컸다.
태국인 인질 중 23명은 2023년 11월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났다. 태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자국 인질 중 일부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6명이 인질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날 5명이 귀국해 남은 인질은 한 명으로 추정된다.
한편, 하마스는 지난 8일 5차 인질 석방을 통해 이스라엘 남성 인질 3명을 풀어줬다.
이날 오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엘리 샤라비(52), 오르 레비(34), 오하드 벤 아미(56) 등 인질들을 야외무대에 올려 휴전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읽게 한 뒤 국제적십자사에 인계했다. 하마스가 이들을 납치한 지 491일 만이다.
이날 이스라엘은 인질 3명이 풀려난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183명을 석방했다. 이 가운데 18명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서안 라말라 등지에서는 수감자를 태우고 도착한 버스 주변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몰려 환호했다.
지난달 19일 발효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에 따르면 하마스는 6주(42일)간의 휴전 1단계에서 인질 총 33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904명을 석방해야 한다. 앞서 4차례에 걸쳐 인질 18명과 수감자 583명이 각각 풀려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