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물가 한파에 깊어지는 서민 한숨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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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원재룟값 상승 밥상 덮쳐
음료·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
신선식품 판매가도 오르는 추세
수입처 다변화 등 비용 축소 고심
식품업계 “인상 행렬 시작 단계”

식품·외식업계에서 음료, 과자 등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정종회 기자 jjh@ 식품·외식업계에서 음료, 과자 등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정종회 기자 jjh@

식품·외식업계에서 최근 음료, 과자, 빵 등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 기후로 일부 식재료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수입 단가도 높아져 식품·외식기업의 원가 부담이 가중된 것이 원인이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은 각각 2.7%, 2.9%로,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2%)을 웃돌았다.

SPC 파리바게뜨는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17일부터 초코 빼빼로를 2000원으로 200원 올리는 등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저가 커피 브랜드도 가격 인상을 피하지 못했다. 컴포즈커피는 오는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300원씩 올려 각각 1800원, 2800원에 판매한다. 빙그레 역시 다음 달 더위사냥,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린다고 예고했다.

이 같은 식품업계의 릴레이 가격 인상은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일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데미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올렸다. 대상은 설을 앞둔 지난달 16일 마요네즈와 후추, 드레싱 등 소스류 제품 가격을 평균 19.1% 인상했다. 버거킹 역시 대표 메뉴인 와퍼를 비롯해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커피 전문점의 가격 인상도 잇따랐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고, 할리스도 같은 날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바셋도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식품업계는 원재료 인상 등으로 제반 비용이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원재료 상승과 고환율 상황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재 가격과 환율이 올랐고 유가도 급등했다”며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이제 시작이고, 아마 거의 모든 업체가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밥상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당장 대형마트의 농축수산물 수입 단가가 10~15% 오른 상황에 해당 물량이 풀리는 오는 5~6월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들은 수입산 신선식품의 가격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수입처 다변화, 국산 대체재 확보, 직수입을 통한 유통 비용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고기는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든 한우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산 소고기 대비 수입 단가가 10%가량 저렴한 캐나다산 수입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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