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진보 진영 단일화 ‘오리무중’
차정인 후보만 단일화 후보 등록
김석준 후보는 거듭 부정적 입장
SNS서 설전 벌이며 지지세 결집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50일 앞두고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가 오리무중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단일화 기구에 부산대 총장을 지낸 차정인 예비 후보 1명만 등록한데다 후보 간 설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두 후보가 단일화 여지는 열어놨지만, 대립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감 재선거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기구인 2025 부산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추진위)는 10일 정오 단일화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단일화에는 차 후보만 등록했다.
차 후보는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준 전 교육감이 단일화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추진위 단독 참여 후보로 확정됐다”며 “민주 진보 후보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차 후보는 또 단일화에 응하지 않은 김 전 교육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분열의 책임은 전적으로 김 후보에게 있다”며 “추진위가 후보 등록·검증 절차를 마친 후보를 단일화 후보로 선정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12일 전체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이 때 차 후보를 진보 진영 후보로 추인할지는 미지수다. 추진위 관계자는 “차 전 총장이 단일화 절차에 성실히 임했지만, 전체 회의에서 단일화 후보로 추인할지 여부가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혀 차 전 총장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밝혔다.
두 후보는 온라인 설전도 벌이고 있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SNS에 ‘교만이 역사의 발전에 도움이 된 적은 없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김 후보의 단일화 불참을 비판했다. 차 후보는 게시 글 끝에 “김석준 후보님. 정도껏 하시지요”라고 적었다. 차 전 총장은 이후 게시 글 일부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김 후보는 같은 날 SNS에 차 전 총장이 처음 올린 글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 글에 어디에 민주, 진보, 예의, 존중이 있냐”며 “정중히 사과하십시오”라고 적었다.
김 후보는 이날 추진위 단일화 방식에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입장문을 냈다. 김 후보는 “추진위의 단일화 방식의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교육감 선거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가 난항을 거듭하면서 두 후보 모두 출마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두 후보 측도 당분간 단일화 논의를 멈추고, 지지세 결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보수 진영이 단일화 후보를 선정할 경우, 진보 진영 단일화 논의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차 후보는 “추후 단일화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단일화 필요성과 시기, 방법 모두 서두를 것 없이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