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문가 10명 중 4명 “한국, 10년 내 핵무장 예상”
글로벌 전략가 357명 대상 조사
1년 전 대비 14.8%포인트 늘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한국의 미래 핵무장을 예상하는 답변이 1년 사이에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싱크탱크 애슬랜틱카운슬은 작년 11~12월 미국 등 세계 60개국 글로벌 전략가와 전문가 357명을 상대로 실시한 ‘글로벌 예측 2025’ 설문조사 결과를 12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향후 10년 안에 핵무기를 가질 가능성이 큰 나라’ 문항에서 한국을 꼽은 응답은 40.2%로 이란(72.8%), 사우디아라비아(41.6%)에 이어 3번째에 자리했다. 일본(28.6%), 우크라이나(14.9%), 대만(7.9%)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3위에 자리했지만 1년 전 조사에 비해 증가 폭은 가장 컸다. 1년 전 조사에서 한국의 10년 내 핵무장을 예상한 전문가는 25.4%에 그쳤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14.8% 포인트(P) 상승했다. 이란은 1년 전 조사 결과(73.5%)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고, 사우디는 2%P 상승했으며, 일본은 9.3%P 올라갔다.
이는 북한 핵·미사일 역량이 1년 사이에 고도화한 데다, 러시아와 북한간 사실상의 군사동맹 체결과 유엔 차원 대북 제재 이행 감시 체제 약화로 북한발 위협이 더 커진 상황과 더불어 한국 일부 여론조사에서 독자 핵무장 지지여론이 과반으로 나타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향후 10년 안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행위자를 묻는 말에 북한이 24.2%로 러시아(25.9%)에 이어 2번째였다. 1년 전 조사에서 북한이 10년 안에 핵무기를 쓸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 비율은 15.2%였는데, 9%P 증가한 것이었다.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과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다본 전문가가 공히 많이 늘어난 것이었다. 10년 내 핵무기 사용 예상 국가는 러시아, 북한 외에 이스라엘(12.3%), 중국(6.3%), 미국(5.1%), 파키스탄(3.1%), 인도(1.7%)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10년 안에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51.6%로 1년 전(63.4%)에 비해 하락했고, 테러 단체가 사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18.8%(1년 전 19.6%)였다.
아울러 2035년에 러시아, 이란, 중국, 북한이 정식 동맹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45.9%로 나타나 '모르겠다'(23.4%)는 응답자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30.7%)보다 각각 많았다.
미국이 유럽, 아시아, 중동에서 각국과의 안보 동맹 및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문항에는 긍정 응답이 60.9%로, 1년 전 조사 때의 78.7%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애슬랜틱카운슬의 스코우크로프트전략안보센터가 실시한 이번 조사는 미국 대통령 선거(작년 11월 5일) 이후 진행된 만큼 선거 승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기조가 크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