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마케팅 관리 맡겨봐 주세요”
이병준 병의원 마케팅 관리 ‘코호’와 효과 분석 ‘델타티’ 대표
국내 온라인 마케팅의 1세대
온라인 광고 플랫폼 만들어 효율적 관리
부산서 인력 수급 부산시 지원 많이 해주길
“병의원 원장들이 온라인 광고 현황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과 인건비를 지출하는 것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플랫폼을 만들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병의원 마케팅 관리 회사인 ‘코호’와 마케팅 효과를 분석하는 회사 ‘델타티’를 운영하는 이병준 대표가 병의원 마케팅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온라인 마케팅 초창기만 하더라도 다음이나 네이버의 검색을 통해 홈페이지로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 전부여서 단순했죠.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 카페, 지식인, 지도 검색, 뉴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가 있어 복잡합니다. 한정된 광고비 안에서 내 콘텐츠나 광고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노출하는 각 매체의 운영 로직을 정확하게 알고 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대표가 매일 출근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마케팅 관리 한의원의 온라인 현황을 꼼꼼히 파악하는 일이다.
네이버의 파워링크는 키워드마다 원하는 순위에 노출이 되고 있는지 전날의 클릭은 몇 건이고 어떤 키워드로 클릭이 되었는지, 광고비로는 얼마나 소진되었는지, 또 블로그나 카페는 원하는 키워드에 제대로 노출이 되고 있는지 댓글이나 후기에는 어떤 글들이 올라왔는지 등을 체크한다.
그는 “온라인 마케팅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데만 반나절을 훌쩍 넘기게 된다”며 “이렇게 현황 파악을 하고 나면 그날 블로그는 어떤 콘텐츠로 발행할 것인지 파워 링크의 키워드 순위 조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가 병의원 마케팅 관련 일을 시작한 2007년만 하더라도 온라인보다는 신문이나 방송, 현수막 등 오프라인이 마케팅 효과가 훨씬 좋았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마케팅 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이동하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온라인 마케팅의 1세대로 온라인 마케팅의 변천을 함께한 셈이다.
델타티는 온라인 광고 현황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해당 병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들이나 소비자가 작성한 평가들을 수집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연어 처리 기술로 감정 분석을 해 정량적으로 자료화해 병의원에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데이터들을 융합할 수 있는 관계를 정립하고 병의원 매출과의 상관 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온라인 마케팅 분석 툴이라는 것들은 네이버나 구글 등에서 제공해 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였기 때문에 데이터 간의 간섭효과나 연관 관계를 전혀 알 수가 없어 매출과의 실질적인 상관 관계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병의원에서는 각각의 마케팅 대행사에서 주는 보고서에 기반하거나 원장이 직접 데이터를 보고 감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보니 효과가 없는 곳에 비용을 지급하기도 하고 마케팅 대행사와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델타티는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가 있죠.”
이 대표는 경희대학교에서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일본 게이오대학에 유학을 하면서 인공고관절을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원래 이 대표가 들어간 연구실은 기계 구조물의 재료를 연구하는 연구실이었는데 그는 이 연구실에서 처음으로 생체 재료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대표가 석박사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실험 장비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한 경험은 지금 델타티의 프로그램 개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델타티는 2022년 부산 기업을 목표로 회사가 설립돼 아직 걸음마 단계의 신생 기업이다. 하지만 일찍 델타티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것은 부산이 아닌 수도권이었다. 전국 피부과나 한의원 등에 전자차트(EMR) 서비스하고 있는 TNH라는 기업이 2024년 3억 원의 투자를 한 것이다.
그는 델타티와 같이 부산에 기반을 두고 시작했지만 투자 지원의 문제로 결국 수도권으로 이전을 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부산시에 당부했다. “생산시설이 필요한 기업이 아닌 이상 요즘은 기업이 어디에 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얼마만큼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입니다. 부산에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원은 부족한 면이 있어서 부산시에서 그런 지원을 많이 해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장하는 아이에게는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니까요.”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