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으로 입원한 적 있다면 심부전 발생 가능성 배 이상
노인 빈발 유형은 3배 가까이 ↑
감염 예방과 환자별 치료 중요
호흡기 감염이나 패혈증과 같은 중증 감염으로 입원을 했던 사람은 수년 후 심부전을 겪을 가능성이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감염 관련 입원을 경험한 사람들이 평균 7년 만에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이 감염 관련 입원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2.35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 심장협회 저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죽상경화증 위험’ 연구의 일환으로 연구진은 1987년부터 2018년까지 최대 31년 동안 45~64세 성인 1만 4468명을 추적했다. 그 결과 감염 관련 입원과 심부전과의 연관성은 호흡기 감염, 요로 감염, 병원 감염 등 다양한 감염 유형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동안 감염은 기존 심부전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급성 심부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특히 패혈증과 폐렴은 심장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심부전의 잠재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중증 감염의 지표가 되는 감염 관련 입원을 심부전 발생과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춰 장기 추적 조사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다. 연구 대상자는 조사 시작 당시 심부전이 없었고, 조사 기간 동안 3565명(25%)이 심부전을 겪었다.
감염 관련 입원은 좌심실이 혈액을 뿜어내는 기능에 따라 구분되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과 박출률 보존 심부전 모두와 연관이 있었지만, 특히 박출률 보존 심부전의 위험이 2.97배로, 박출률 감소 심부전(1.77배)보다 연관성이 더 두드러졌다.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65세 이상에서 가장 흔하고 치료법이 가장 제한적인 심부전이다. 연구진은 박출률 보존 심부전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만성 폐쇄성 폐질환, 비만과 만성 신장 질환과 같은 염증성 합병증 부담이 크다는 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부전은 심장이 신체의 장기와 조직에 충분한 혈액을 뿜어낼 수 없을 때 발생한다. 심각한 감염으로 인한 만성 염증은 면역 내성을 무너뜨려 기관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 뇌졸중, 고령 등은 감염과 심부전의 공통적인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중증 감염과 심부전 발병 간의 인과 관계를 확인한 건 아니지만, 백신 접종과 위생 관리처럼 중증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각한 감염이 특히 노인의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메이요 클리닉의 라이언 데머 박사는 “향후 연구에서 감염 이력을 심부전 위험 평가나 환자 관리 전략과 통합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