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줄 알았던 '소말리아 해적' 지난해 급증
해수부, '2024 해적 동향' 발표
8건 발생… 선박 피랍도 3차례
전 세계에선 116건 151명 피해
한동안 잠잠했던 소말리아와 아덴만 해역에서 다시 해적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납치와 선원 감금 사례도 늘어나 해당 해역을 지나는 지역 선사와 해운사 등의 긴장감도 올라가고 있다.
18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24년 전 세계 해적 사건 발생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적 사건은 116건으로 전년 동기 120건보다 소폭 줄었다. 반면 승선자 피해는 119명에서 151명으로 26.8%가 증가했다. 선박이 피랍된 사례도 4건에서 6건으로 늘었다.
전 세계 해적 사건 발생 추이만 보면 건수는 줄었지만 피해 규모는 커진 셈이다. 다행히 지난해 우리나라 선박이나 승선원이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었다.
특히 지난해 소말리아·아데만 해역에서 불안감이 고조됐다. 이 지역은 2020년과 2022년엔 해적 사건이 없었다. 2021년에 발생한 1건도 피해 선원이 없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이었다. 2023년에도 선박 피랍 사건 1건만 있었다.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은 해적 출현이 잦은 곳으로 유명했으나, 국제 사회의 해적 소탕 작전에 힘입어 상당히 안전한 해역으로 변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소말리아·아데만 해역에서 8건의 해적 사건이 발생했다. 승선자 피해도 50명에 달하며, 선박 피랍 사례도 3건이 있었다. 발생 건수도 급증해고, 선박과 선원이 직접 피해를 보는 경우도 늘었다.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와의 대립 갈등 속에서 당국의 통제력 약화, 주변 정세불안에 더해 국제사회의 치안 활동이 줄어든 것이 해적 사건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원양선사와 중견 해운사들도 소말리아·아데만 해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해적 활동 증가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선사는 시설 보강과 해적 대응 교육 등의 조처를 취하고 있으며, 비상시 필요한 회피 항로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의 불안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며 “선박과 선원이 감금되는 사건이 3건이나 발생해 높은 수준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해적 활동이 가장 많은 아시아 해역도 사건 발생이 늘었다. 해적 사건은 2023년 75건에서 지난해 88건으로 늘었으며, 피해 승선원도 23명에서 57명으로 2배가 넘게 커졌다. 아시아 해역에선 몇 년간 선박 피랍 사건이 없었는데, 생계형 해상강도 사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해적이 조직적으로 선박을 납치하고 화물을 탈취한 사례도 2건 발생해 불안감을 키웠다.
서아프리카 해역에선 2020년 84건이었던 해적 사건이 5년 만인 지난해 18건으로 줄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