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합지 달라는 러시아, 세력화 안 된다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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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간 고위급 회담 시동
원만한 분위기 속 난제 여전
패싱당한 우크라 불만 고조

세르게이 라브로프(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종전 회담을 마치고 마코 루비오(오른쪽 두 번째) 미국 국무장관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UPI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종전 회담을 마치고 마코 루비오(오른쪽 두 번째) 미국 국무장관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UPI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고위급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전 종전 방안 마련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각각 수석대표인 양국 대표단은 이날 원만한 분위기 속에 서로의 입장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의 기본적 입장 차이가 큰 탓에 결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는 침공을 통해 장악한 지역을 자국 영토로 반영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선을 새로 긋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가 병합했다고 선언한 루한스크·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등 동부와 남부 4개 주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을 서방 측이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4개 주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은 우크라이나가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이들 주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고스란히 관철하기는 무리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이 가해 온 제재조치는 종전과 함께 종결돼야 하며 나토 확장도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주권국가로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조건으로 평화조약이 체결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 러시아가 자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이른바 ‘러시아 세력권’을 인정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중국, 북한, 이란 등과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일이 없도록 미국도 어느 정도의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비현실적” 등 표현을 써가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신 미국은 러시아의 제재 해제 요구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광범위한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 유럽이 협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아는 전쟁 당사국임에도 협상에서 배제됐고, 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영토 내에서 러시아군을 완전히 몰아내는 건 무리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여론조사를 보면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모두 되찾지 못하더라도 러시아와 평화조약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의 러시아 합병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치르는 직접 당사국이면서도 초기 협상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일단 종전 협상에는 우크라이나의 동의가 필수적인 데다가 부수적으로 유럽 국가들의 입장까지 감안해야 하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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