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관련 키워드 ‘여행’에서 ‘빈집’으로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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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텍스트 마이닝’ 조사
고도 제한·재생 등 언급 많아져

지난해 9월 부산 동구 주택가에 방치된 빈집. 이재찬 기자 chan@ 지난해 9월 부산 동구 주택가에 방치된 빈집.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산복도로와 관련해 언급되는 핵심 단어로 ‘여행’과 ‘관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빈집’과 ‘고도 제한’은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산복도로가 한동안 관광지로 주목받은 경향이 강했다면 실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책이나 주거 환경 등에 관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산복도로를 찾는 관광객뿐 아니라 주민에 대한 각종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부산 동구청은 이달 7일부터 17일까지 산복도로와 관련한 ‘텍스트 마이닝’ 조사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텍스트 마이닝은 텍스트 데이터에서 가치나 의미가 있는 정보를 찾는 기법이다. 동구청은 ‘산복도로’가 언급된 자료를 수집해 분석에 나섰다. 기사 1087개, 블로그 235개, 유튜브 23개, 커뮤니티 87개 등 2022년부터 이달 7일까지 총 1432개 게시물이 대상이다.

해당 기간 게시물 제목에 언급된 단어는 △도시 △원도심 △고도 제한 △마을 △주민 △문화 △관광 순으로 많았다. 동구, 중구, 서구, 영도구, 부산진구 등 산복도로를 낀 지역명은 제외한 순서다. 2022년은 △도시 △마을 △여행 △관광 △의원 순이었다면, 2023년은 △원도심 △고도 제한 △관광 △콘텐츠 △협의회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도시 △원도심 △고도 제한 △마을 △재생 순으로 바뀌었으며 올해는 △고도 제한 △원도심 △도시 △주민 △빈집 순으로 나타났다.

2022년까지 ‘여행’과 ‘관광’이 비중이 컸다면 2023년부턴 ‘고도 제한’과 ‘빈집’ 등에 대한 언급이 많아진 추세다. 특히 빈집은 지난해 ‘재생’ 다음으로 언급이 많았고, 올해는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동구청 기획감사실 측은 “원도심은 출생률이 낮아지고, 무허가 빈집이 많아져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산복도로 정주 여건 개선, 빈집 재생 사업, 생활 SOC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키워드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산복도로 실생활 개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정책을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동구청 미래사업단 관계자는 “민간에서 산복도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파악하는 데 키워드가 도움이 됐다”며 “‘빈집’이나 ‘고도 제한’ 등이 많이 언급된 점을 참고해 향후 원도심 정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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