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SK해운 사업부 인수 가닥… 긍·부정론 교차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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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등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
실적 변동 줄여 경영 안정화 진전
기업 덩치 커져 매각 걸림돌 우려

HMM의 벌크선 ‘퍼시픽 프라이드’호. 부산일보DB HMM의 벌크선 ‘퍼시픽 프라이드’호. 부산일보DB

국내 유일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2조 원을 들여 SK해운의 일부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가 마무리가 되면 HMM은 덩치가 커진 만큼, 경영 안정화에도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 반면 자산 가치가 커지면서 채권단의 HMM 매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해운 최대 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일부 자산과 사업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원유 탱커선, 액화천연가스(LPG)선, 벌크선 사업부 등이다. 지난해 9월 기준 SK해운의 운영 선대는 원유선 22척·LPG선 14척·벌크선 10척 등으로, 매각가는 2조 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HMM은 다음 달 중순까지 실사를 진행하고, 최종 계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SK해운 사업부 인수로 HMM은 경영상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실적 변동성 폭을 줄일 수 있다. HMM은 매출 85%가량이 컨테이너선 사업에서 나온다. 글로벌 경기와 운임 변동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고, 실제로 연도별로 영업이익이 수조 원씩 차이가 나이가 난다.

반면 벌크선과 탱커선 등의 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HMM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벌크선 시장이 성장세이다 보니, HMM은 이미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벌크선 사업 규모를 현재 36척에서 2030년 110척으로 늘리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계획대로 되면, 벌크선 관련 매출은 2023년 1조 2430억 원에서 2030년 3조 3200억 원 수준으로 커진다.

우려 섞인 시각도 많다. 최근 3년간 중고 유조선과 벌크선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는 것은 HMM에 상당한 부담이다. SK해운의 관련 사업부 가치가 ‘고점’ 부근인데, 무리하게 매입을 추진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HMM 매각을 재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벌크선 사업 등의 인수는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초 HMM 채권단은 하림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6조 원대에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SK해운 사업부 인수로 HMM 기업가치가 더 높아지면, 그만큼 매각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HMM은 산업은행 33.74%, 한국해양진흥공사 33.32%로 합산 지분율 67.06%의 채권단 관리 체계에 있다.

해진공은 HMM의 SK해운 사업부 인수가 해운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공적자금 회수를 우선시하는 산은은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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