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무기 6개 분량 ‘준무기급 우라늄’ 모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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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량 15주만에 50% 증가
트럼프 당선 이후부터 급증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래 이란이 ‘준무기급’ 농축 우라늄의 생산량을 급격히 늘려 원자폭탄 6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라늄의 동위원소 중 핵분열물질인 ‘우라늄 235’의 비율은 자연상태에서는 0.7%에 불과하며, 이를 인위적으로 늘린 것이 ‘농축 우라늄’이다.

2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근 분기보고서에 실린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지난 8일 기준으로 274.8kg이었다. 이는 작년 11월 보고서에 실린 182.3kg와 비교하면 15주만에 약 50% 증가한 것이다. 이에 앞서 작년 8월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재고량은 164.7kg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작년 11월부터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의 생산량을 더욱 급격히 늘린 점이 주목된다. 이란이 생산하는 60% 농축우라늄은 대량으로 사용하면 그 자체로도 핵무기 생산이 가능한 ‘준무기급’이며, 며칠간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쉽고 빠르게 농축도가 약 90% 이상인 ‘무기급’ 우라늄도 만들어낼 수 있다.

IAEA에 따르면 90% 농축우라늄 25kg 혹은 60% 농축우라늄 42kg이 있으면 원자폭탄 1개를 만드는 데 충분하며, 정교하게 설계하면 훨씬 적은 양으로도 원폭을 만들 수 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과 축적이 상당히 증가한 점은 심각하게 우려스럽다”며 이런 핵물질을 생산하는 비핵무기 국가는 이란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고농축 우라늄’은 우라늄 235의 비율이 20%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저농축·고농축을 합한 이란의 농축 우라늄 보유 총량 추정치는 지난 8일 기준으로 8294.4kg으로, 작년 11월 보고서 대비 1690kg 증가했다.

26일 인터뷰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란 핵 문제에 대해 “문제가 커지지, 작아지지는 않는다”며 미국과 이란 사이의 대화를 촉구했다. 같은 날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은 이란이 IAEA 감독관들에게 협조하고 있다며 IAEA가 이란에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2000년대 초부터 우라늄 농축 비밀시설을 운영하는 등 핵무기를 만들려고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란 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제한을 가하고 제재를 풀어주는 내용의 2015년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체결로 해결되는 듯했으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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