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서 몸집 키우는 박형준, 이재명과 글로벌 특별법 담판 짓나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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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 방문 이 대표와 면담
지역 핵심 현안 해결 여부 주목
성과 낸다면 보수 리더십 부상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오는 6일 부산을 찾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 지역 현안들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특히 탄핵 정국을 지나며 보수 진영 내 주목도가 커지고 있는 박 시장이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와 관련해 담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그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6일 부산 강서구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 부산항홍보관에서 북극항로 개척 의지를 밝히는 이 대표와 면담을 갖는다.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제1야당 대표를 만나 지역 주요 현안 처리를 설득하기 위해 부산시가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논의 대상은 이 대표가 연일 추진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북극항로 개척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역 관심은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에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균형발전 연관된 다른 지역 법안들과 함께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법안 심사가 지연되면서 부산에서는 발목 잡기라는 볼멘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다만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인 만큼 협의가 가능한 현안부터 하나씩 풀어가려는 양측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박 시장이 이 대표와의 첫 만남부터 지역 핵심 현안과 관련해 직접 협상에 나서는 데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탄핵 정국 속 체급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반응이다. 광역단체장들의 대선 몸풀기가 활발한 가운데 최근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는 박 시장이 보수 진영 내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이념 갈등은 물론 같은 진영 내에서도 계파간 충돌이 일상화되면서 통합의 리더십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당시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 보수 정당을 하나로 묶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통합신당 창당을 이끌어낸 바 있다.

현재까지는 박 시장의 3선 도전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대표와의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협상 결과에 따라 그의 존재감은 이전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박 시장이 꼬여있는 부산의 현안을 해결할 물꼬를 튼다면 그의 정치력이 새롭게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 이 대표도 대권을 위해서는 부산이 필요할 것”이라며 “박 시장과 이 대표가 대면하는 것은 처음인 만큼 의외의 성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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