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특화 디지털금융은 탄소배출·인슈어테크·AI 신용평가”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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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구원, 6일 발전방안 공개
해양·물류산업 초점 둔 전략 제시
탄소 거래 지원하는 플랫폼 필요
블록체인 적용 보험금 지급 도움
AI 활용하면 소상공인 대출 간편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의 디지털금융 특화 전략으로 지역 특성에 적합한 탄소배출권 거래,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 분야를 중심으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 확대, 디지털금융 인재 양성, 규제 개선 등의 전략도 제시됐다.

부산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산 디지털금융 특화 전략 및 발전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산연구원은 부산이 기존 금융 중심지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역 산업 구조와 경제적 특성을 반영한 핀테크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산은 해양·물류 산업이 발달한 도시로, 국제 무역과 수출입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 수요가 높아 차별화된 디지털금융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우선 탄소배출권 거래 분야에서 부산의 핀테크 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탄소 크레딧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금융 솔루션이 필요해졌다. 부산은 주요 항만과 해운산업이 밀집한 지역으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권 거래를 지원하는 핀테크 기술이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영국 ‘Chooose’나 싱가포르 ‘Climate Impact X’처럼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이 등장했으며, 부산도 이 같은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슈어테크 역시 부산이 특화할 수 있는 핀테크 산업으로 지목됐다. 해양·물류 산업에서 선박·화물 보험의 중요성이 크지만, 보험금 청구·지급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는 미국 ‘Lemonade’가 AI 기반 보험금 청구·심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영국 ‘Zego’는 차량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보험료 책정 방식을 도입했다. 부산에서도 해양사고 발생 시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해운·물류 업계의 보험 서비스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AI 기반 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해 부산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은 대기업과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돼 스타트업이나 자영업자들은 대출 심사에서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카드 결제 내역, 온라인 거래 기록, 해운 물류 데이터까지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외에서는 미국 ‘Credit Karma’나 인도 ‘CRED’처럼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이 성공적으로 도입된 사례도 소개됐다.

부산연구원은 이 밖에도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 확대와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과 융·복합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금융 인재 양성을 위해 부산을 금융 허브로 조성하고, 핀테크 기업과 연계한 교육·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디지털 자산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원칙 중심·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개편과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연구원의 박진 연구위원은 “부산이 국제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지급, 결제, 송금 서비스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부산만의 특화된 디지털 금융 발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연구원이 6일 공개한 지역 디지털금융 육성을 위한 4대 전략. 부산연구원 제공 부산연구원이 6일 공개한 지역 디지털금융 육성을 위한 4대 전략. 부산연구원 제공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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