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몸살' 김해시, 나무 수종 싹 바꾼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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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4만여 그루 감염 피해 추정
고온 현상에 지난해 확산 가팔라
방치 시 산사태·산불 발생 위험에
한림·생림 등 피해 집중지역부터
벌목 후 편백 등 대체 수종 식재

경남 김해시가 다음 달부터 한림면 금곡리 일대에서 소나무재선충병 수종 전환 방제 작업을 벌인다. 사진은 사업 대상지.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가 다음 달부터 한림면 금곡리 일대에서 소나무재선충병 수종 전환 방제 작업을 벌인다. 사진은 사업 대상지. 김해시 제공

김해시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소나무 재선충 확산세가 빨라지자 올해 처음으로 수종 전환사업에 나선다.

10일 김해시는 임야 중 절반 가량이 소나무 재선충 피해지역으로 분류되자 수종 전환과 함께 산사태와 산불 방지에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김해시에 따르면 지역 내 전체 산림면적 2만 3000ha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구역에 소나무가 군집해 있다. 다른 수종과 혼재해 듬성듬성 자리한 소나무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전체 산림면적의 절반을 재선충병 피해지역으로 보고 있다. 김해시 산림과 관계자는 “전체 산림면적의 50% 정도가 피해지역”이라며 “지난해 이상기온 등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해충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피해가 전년에 비해 매우 컸다. 특히 한림면과 생림면, 상동면, 대동면 등 강변을 낀 곳이 심하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류에 기생하는 1mm 크기 선충으로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스스로 이동하지 못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가 소나무를 갉을 때 나무에 침입한다. 감염된 소나무는 1년 안에 말라 죽는다.

김해시는 지난 2001년 6월 주촌면 양동리에서 재선충병이 최초로 발병한 후 현재까지 14만여 그루가 감염됐다. 미리 확보한 사업비 58억 원을 들여 올해부터 감염목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편백, 황칠, 가죽나무 등을 심어 수종을 바꾸기로 했다.

종전가지는 여름에 드론이나 차량으로 방제 활동을 하고,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죽은 소나무를 베어 파쇄하거나 소각·열처리 방식으로 알과 애벌레를 제거해왔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재선충병 확산세가 방제 역량을 넘어서면서 김해시도 수종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

사업 대상지는 소나무 50% 이상이 감염된 곳이다. 우선 다음 달 한림면 금곡리 일대 39ha 임야에 3억 3000만 원을 투입해 해당 지역 수종의 66%에 달하는 소나무를 모두 벌채하고 편백 2만 4000그루를 심는다. 김해에서 수종 전환이 추진되는 첫 사례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한림면과 생림면 일대 임야 80ha에서 수종 전환이 이뤄진다.

이와 더불어 김해시는 전 지역을 3개 권으로 나눠 소나무재선충병을 관리하기로 했다.

진영·진례·장유 등 일반권역은 피해가 적은 지역부터 동쪽 집단피해지로 압축 방제하고, 주촌·동상·부원·칠산서부 등 도심권역은 주택가와 도로가 위주로 위험목을 제거한다. 피해가 심한 낙동강권역은 수종 전환 방제 등이 진행된다.

도심권과 경계부는 예방 나무 주사로 확산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김해시 산림과 관계자는 “감염목은 토양 응집력이 약해 산사태 발생 위험을 키운다. 산불이 나도 마른 장작 역할을 해 대형 산불로 번질 우려가 크다”며 “수종 전환을 위해선 산 주인 동의가 필수다. 재선충병 확산 저지를 위해 산주들이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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