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장유여객터미널 올 상반기 개장도 무산
‘자금난’ 시행사 권리 박탈에 시가 직영키로
신탁사, 한 데 묶인 터미널·상가 분리 진행
대금 밀린 시공사 유치권 행사 우려 ‘난제’
시 “대응 방안 마련해 이관, 시간 걸릴 것”
경남 김해시 무계동에 조성된 장유여객터미널과 복합상가 전경. 이경민 기자
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경남 김해 장유여객터미널 개장이 또다시 뒤로 밀렸다. 장유 지역의 30년 숙원 사업임에도 개장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주민 불만이 터져나온다. 인근 부전~마산 복선전철 장유역 개통도 불투명해 17만 장유 주민의 발은 장기간 묶일 전망이다.
1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상반기 장유여객터미널을 개장하려던 김해시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터미널 건물 이관 작업은 진행되고 있지만 시행사의 공사비 미지급 건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해시가 건물을 이관받은 후 공사 업체의 유치권 행사와 공사비 대납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김해시 관계자는 "자금난으로 시행사가 상가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한 상태"라며 "신탁사는 하나로 묶인 터미널과 상가를 분리해 김해시에 터미널을 기부채납 하려고 하지만 시행사가 총 공사비의 10%를 미지급해 선뜻 이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시간이 다소 소요될 예정이어서 올 상반기 개장은 어렵다"고 털어놨다.
장유여객터미널 건립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1300억 원을 들여 무계동 93번지 일대 1만 656㎡ 땅에 터미널과 복합상가를 세운 개발사업이다. 이중 터미널 건립 원가는 120억 원 정도다.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584㎡ 규모에 승하차장 8면과 계류장 10면이 조성됐다.
당초 사업시행사 측은 터미널을 직접 운영하고자 했다. 그러나 김해시는 시행사 자금난을 이유로 지난해 8월 직영 계획을 밝히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시행사는 상가 분양률이 5%도 채 안 돼 자금 압박을 받았고, 현재 상가 토지 준공도 안 나 임대가 더욱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안에 터미널 건물이 김해시로 이관된다고 해도 실제 개장까지는 노선 조정과 수수료 부담 등 남은 과제가 많다.
장유 지역에서는 굵직한 대중교통 현안들이 제대로 추진되는 게 없다고 불만을 표출되고 있다. 내덕동에 거주하는 김은주(43) 씨는 “장유여객터미널 개장이 도대체 몇 번 미뤄졌는지 모르겠다”며 “대중교통 인프라가 너무 취약한 곳이다. 부전~마산 복선전철도 언제 개통할지 모르지 않냐. 터미널과 장유역을 보고 이사 온 건데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