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이재명 선거법 먼저" 야 "尹 탄핵 먼저"… 선고 시점 신경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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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편파·졸속 비판 막기 위해
26일 예정 이 대표 선고부터 처리"
민주 "외교·경제적으로 큰 혼란
위기 극복 우선 탄핵 신속 해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위).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위).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우선이냐, 법원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가 먼저냐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과 일부 야권 인사들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시점을 이 대표 2심 선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국가 혼란 상황을 들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에선 오는 26일 예정된 이 대표 2심 선고 이후에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낼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편파·졸속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헌재가 이번 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피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적 절차와 선례를 토대로 볼 때, 이 대표의 2심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보다 빨리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 대표 선거법 2심 재판은 지난달 26일 종결돼 오는 26일 선고가 예정돼 있다. 나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건은 2월 12일 변론 종결 후 3월 13일에 선고됐다”며 “이 일정을 기준으로 한덕수 총리는 2월 19일에 변론이 종결돼 3월 20일경에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이어 “이같은 일정대로라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3월 26일 이전에 있는 것은 무리한 정치적 고려, 편파·졸속 재판 고의가 작동한 것이라 간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도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을 가장 먼저 다뤄야 한다며 헌재에 “스스로의 권위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이 대표 2심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보다 먼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의원은 최근 유튜브 채널 ‘이준석’ 방송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시점이) 21일이나 28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개인적으로는 28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국민 갈등과 대립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적 안정을 고려한다면 헌재가 26일 예정된 이 대표의 2심 판결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21일에 윤 대통령의 탄핵 판결이 먼저 나오고 26일에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올 경우 21일부터 26일 사이 강경 보수 세력의 반발과 움직임이 격화될 것”이라며 헌재 선고 연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에 조속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가 선고에 앞서 하루빨리 기일 통보부터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지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외교적, 경제적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에서 헌재가 제 역할을 제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헌재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극우 세력의 폭력과 선동이 극에 달했고, 국민의힘의 헌재 겁박도 도를 넘었다”며 “헌재는 헌법 파괴자 윤 대통령을 단호하게 만장일치로 파면해 그 역할을 다해 달라”고 덧붙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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