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 삭둑 김원중·13kg 감량 유강남 "초심 찾았다" [롯데 마무리 투수&포수]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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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첫 도입 피치클록 철저히 준비
투구 템포 올려 타자 공략 성공적
유, 무릎 부상·슬럼프에서 회복
주전 안방마님 제 역할 ‘절치부심’
정보근·손성빈·박재엽 역할 기대

올 시즌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자르고 의지를 다진 김원중(왼쪽)과 나란히 포즈를 취한 포수 유강남(위 왼쪽)과 정보근, 손성빈(아래). 부산일보DB·롯데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자르고 의지를 다진 김원중(왼쪽)과 나란히 포즈를 취한 포수 유강남(위 왼쪽)과 정보근, 손성빈(아래). 부산일보DB·롯데자이언츠 제공

‘헬스 벨스(Hells Bells)’가 올해도 변함없이 울려 퍼진다.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등장곡이자, 롯데의 승리를 사수하기 위한 노래다. 김원중은 지난해 25세이브를 거두며 롯데의 뒷문을 지켰다. 통산 132세이브로 승리를 지킬 때마다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늘려가는 중이다. 그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고도 롯데와 4년 최대 54억 원(보장 금액 44억 원과 인센티브 1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영원한 ‘롯데맨’이 되기로 선언한 것이다.

올 시즌 김원중의 마음가짐은 특히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자른 것에서도 그게 엿보인다. 입단했을 때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지를 다지는 의미로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한다. 올해 KBO 리그가 정식 도입하는 피치클록 때문에 김원중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마운드에서 장발을 정리하거나 이른바 ‘탭댄스’로 불리는 동작을 취하는 장면이 많아 피치클록을 자주 위반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김원중은 올해 시범경기에 나와서 피치클록을 위반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피치클록에 대해서 준비를 많이 하고 나와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피칭할 때 잡동작은 줄이고 포수와 사인 교환도 빠르게 하고 있다. 오히려 공을 빨리 던지니까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김원중은 “가을야구, 그리고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야구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한다.

포수는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2017시즌 후 롯데를 떠난 뒤부터 제대로 해결되지 않던 고민거리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포수 포지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롯데는 꾸준하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준 유강남에게 한 시즌 홈런 20개를 기대하면서, 4년 80억 원을 안기고 FA로 영입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무릎 부상과 슬럼프가 겹치며 52경기 출장, 타율 1할 9푼 1리, 5홈런, 20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시즌을 일찍 마치고 말았다. 그래서 욕을 많이 먹었다는 유강남은 올해 13㎏나 뺀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반전을 이뤄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준비했다”며 “수술 이후 맞이하는 시즌을 멘털이 흔들리지 않게끔 더 다잡았다”고 말했다. 인성 좋기로 소문난 유강남의 간절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이번 시즌 롯데의 안방은 유강남, 정보근, 손성빈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정보근은 수비 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 시즌 타율이 2할 2푼 6리로 낮은 타율 끌어올리기가 숙제다. 손성빈은 지난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냈지만 손목 수술로 1군 복귀 시점이 6월 이후로 점쳐진다.

그리고 미래의 롯데 안방을 책임질 선수로 기대를 받고 있는 박재엽이 있다.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 4순위(전체 34번)로 뽑힌 박재엽의 송구와 블로킹 능력은 이미 고교 시절부터 인정받았다.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부임 이후 부산고등학교에 방문했다가 박재엽이 던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타격 잠재력도 날로 상승 중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박재엽은 장타력을 겸비한 포수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1군에 올라와 빛을 발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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