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책] 공공예술의 철학, 임계의 미학 外
■공공예술의 철학, 임계의 미학
공공예술 작업이 즐비하지만, 한 번도 그 작업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한 적이 없었다. 상황이 이러니 현장에서는 공공예술 작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예술 최초의 이론서가 발간되었다. 해외에서도 공공예술을 심도 깊게 다룬 책이 드물어 이 책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김동규 지음/산지니/560쪽/3만 8000원.
■노동자가 만난 과학
노동자와 민중의 시각에서 쓴 근현대 과학 이야기.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부터 21세기 AI 시대의 과학까지, 자본과 권력에 봉사한 과학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노동자와 민중의 편에 선 과학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어려운 이론, 복잡한 기술 이야기보다 과학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어떻게 받아들일지 쉽게 설명한다. 박재용 지음/빨간소금/284쪽/1만 8000원.
■장애, 시설을 나서다
장애인탈시설운동가와 학자로 구성된 저자들은 시설의 기원과 역사·특징 등에 대한 연구, 이미 탈시설로 나아간 외국 사례, 탈시설에 품는 의문과 그에 대한 반론, 탈시설에 필요한 정책 대안 등 탈시설 담론 전반을 두루 다룬다. 자기 삶과 존재로 탈시설이 왜 필요한지를 증명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도 담았다. 현실적인 대안이 반갑다. 최한별 외 7명 지음/진실의 힘/332쪽/1만 8000원.
■최악의 대통령
폭력의 정치가 되살아난 오늘날, 우리는 과연 어떻게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가? 국민 대다수는 다시금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끝인 선거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미국 대통령 10명을 소개하는 이 책은 정치에 무관심하고 낙관만 하는 국민에겐 엄중한 경고를, 정치의 몰락을 지켜보며 절망에 빠진 국민에겐 일말의 희망을 선사한다. 네이선 밀러 지음/페이퍼로드/512쪽/2만 2000원.
■우리가 다른 삶에서 배울 수 있다면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무용가 홍신자, 그의 남편이자 독일 최초의 한국학자, 함부르크대학 명예교수인 베르너 사세, 그리고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젊은 소설가 김혜나. 각자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뤄 온 세 사람이 인도 오로빌에서 만나 삶과 명상, 사랑과 관계에 대해 대화하며 서로의 삶을 이해한다. 홍신자, 베르너 사세, 김혜나 지음/판미동/264쪽/1만 8000원.
■옛것에 혹하다
‘TV쇼 진품명품’ 20년 차 감정위원, ‘통문관’ 점원에서 ‘문우서림’ 주인까지 50년 동안 인사동 문화의 거리를 주름잡아 온 독보적 인물 김영복이 첫 번째 책을 펴냈다. 그가 만나 온 숱한 골동 중 자신만의 기준으로 엄선한 80개의 고미술 명작들과 함께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예술, 역사,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김영복 지음/돌베개/368쪽/2만 3000원.
■현존의 아름다움
미의식으로서 평온은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편안함이 아니라 분주한 현실 속에서 느끼는 고요함이다. 하지만 이것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모두 제거하고 마음의 본성에 도달해야 가능하다. 직관과 영성이 발달한 한국인들은 불교나 유교 같은 종교적 이념을 몸으로 직접 체험했기에 평온하고 정감 있는 예술품들을 남길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최광진 지음/현암사/304쪽/2만50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