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덮친 화마로 26명 사망… 의성 일대 산불 진화율은 23.5%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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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천년 고찰 고운사가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이번 화재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은 소실됐고 보물 제246호 석조여래좌상은 옮겨져 화마를 피했다. 연합뉴스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천년 고찰 고운사가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이번 화재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은 소실됐고 보물 제246호 석조여래좌상은 옮겨져 화마를 피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이후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현재까지 26명이 숨졌다. 건조한 날씨 탓에 일주일 째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화재의 피해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북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율은 23.5%으로 확인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 엿새째를 맞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헬기와 진화 차량, 진화 대원 등을 차례로 투입해 진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산불 확산에 따라 진화 인력과 장비를 산불 인접 시·군으로 분산 배치해 동시다발적인 진화에 나섰다.

건조 특보가 유지 중인 경북에는 이날 5mm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산불 영향권이 경북 북동부로 급격히 넓어지는 양상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밤사이 산불이 소강상태를 보인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이날부터 헬기를 투입해 산불 확산을 저지할 방침이다. 한때 산불이 병산서원 인근 3km까지 접근해 안동시가 인근 주민 긴급 대피를 안내하기도 했으나, 밤새 소강상태를 보이며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5일 오후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도 다시 산불이 확산하며 천년고찰 대전사에서도 긴급 방재 작업이 진행됐다. 다행히 이날 새벽께부터 불이 잦아들었다.

사상자는 연일 늘어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산불 사상자 수는 52명으로 잠정 파악된다. 사망자 26명, 중상자 12명, 경상자 14명 등이다. 지역별 피해 규모를 보면 경북 의성 일대에서 사망 21명, 중상 7명, 경상 8명 등 35명의 사상자가 나와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 산청에서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4명 등 13명, 울주 온양에서는 경상 2명이 나왔다.

청송군에서는 86세 할머니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집에서 숨졌다. 영덕군에서는 요양원 노인 4명과 직원 2명을 태운 차량이 불길에 폭발해 노인 3명이 숨졌다.

영양군에서는 일가족 3명이 급하게 대피하다가 차량이 전복해 목숨을 잃었다. 도로 옆 배수로에서 발견된 이들은 마지막까지 산불로 빠져나오지 못한 마을 주민을 구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지역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으로, 재난 문자를 제때 확인하지 못하고 뒤늦게 대피를 시도하다 차량과 도로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까지 이재민은 2만 명을 넘어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 경북 의성·안동 등지에서는 2만 2026명이 긴급 대피에 나섰다. 이 중 7396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대피소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전날 오후 9시 20분께 무주에서도 산불이 나 인근 4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인근 시군으로 번진 산불의 영향구역은 2만6700ha 이상으로 확인된다. 이번 산불로 인한 영향 구역은 약 6만 5000ha으로 확인된다. 이는 축구장 9만 1000개에 달하는 넓이다.

한편, 울산 울주군 일원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불광산 등 기장군 경계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부산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장군은 26일 산불에 대비해 장안사 내 국가유산을 옮기기로 긴급 결정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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