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청년’ 대저 짭짤이 토마토 부활의 키워드
지난해 매출 832억 역대 최고
1~2인 맞춤 ‘소포장’ 전략 효과
청년 농부 유입, 유통 등 새 바람
대저농협의 대저 짭짤이 토마토 자동 선별·포장 작업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최근 부산 강서구의 잇딴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했던 대저 짭짤이 토마토가 최근 1년 새 매출액을 200억 원 이상 끌어올리며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1인 가구를 노린 ‘소포장’ 판매 전략과 청년 농업인 유입이 대저 짭짤이의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대저농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대저 짭짤이 토마토(대저토마토)’ 매출액은 832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치다. 2023년 625억 원과 비교해 207억 원 증가했다. 2017년 매출액이 430억 원인 것과 비교해 불과 7년 사이 매출액이 배로 뛴 셈이다. 올해 매출액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대저토마토를 경작하는 농가는 470곳으로 총 재배 면적은 358ha다. 평수로 치면 108만 평에 달한다. 지난해 이곳에서 생산된 토마토는 1만 4476t이다.
강서구 일대에 에코델타시티, 대저 공공주택사업 지구 사업 등 개발 소식이 잇따르면서 대저 토마토는 한때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 농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개발 보상금으로 새 농지를 구매하지 못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대저토마토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전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저농협은 2022년부터 출하 단위를 5kg에서 2.5kg으로 바꿨다. 1인 가구, 무자녀 가구 등 요즘 가족 단위에 맞는 출하 전략을 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소포장 자동 시스템을 도입, 1.5kg·2kg까지 출하 단위를 다변화하고 있다.
토마토 품질을 높이는 시도도 영향을 미쳤다. 대저농협은 2022년 토마토 업계 전국 최초로 ‘비파괴 당도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토마토 맛을 결정하는 당도, 산도, 내부 결함 등을 직접 자르지 않고 알아내는 방법이다. 자동 당도 검사 덕에 고당도 토마토만 시중에 풀리면서 대저토마토를 찾는 고객들의 손길이 더 많아졌다. 대저농협 관계자는 유태윤 조합장은 “명품 토마토 인식을 강화하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경지 면적도 최근 몇 년 동안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대저토마토 붐’에 청년 농업인도 유입하고 있다. 대저농협에 따르면, 대저토마토 농가 40~50곳은 30~40대 농업인이 경영하고 있다. 부모 세대로부터 이어받거나 작물 전환을 한 농가가 새로이 유입됐다. 청년 농업인은 고객 직송 판매 전략을 취하며 새로운 바람을 주도하는 중이다. 대저농협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고객에게 토마토를 배송하는 것이다. 중간 유통이 생략돼 1~2일 정도 토마토가 일찍 소비자에게 도착, 더욱 신선하고 저렴한 토마토를 즐길 수 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