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해 전국체전 우승 목표… 브레이킹 사랑받는 문화 만들 것” 소재환 수영구청 브레이킹팀 감독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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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9년 차 ‘비보이 공장장’ 별명
춤 실력보다 인성·교류·친화력 중요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코치도 맡아
“부산, 브레이킹 중심지 될 수 있다”

부산 최초 브레이킹 실업팀인 수영구청 사령탑을 맡고 있는 소재환 감독.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최초 브레이킹 실업팀인 수영구청 사령탑을 맡고 있는 소재환 감독.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에서도 브레이킹이 하나의 스포츠와 문화로 자리 잡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부산 최초 브레이킹 실업팀인 수영구청 사령탑을 맡고 있는 소재환(41) 감독의 말이다. 수영구는 지난달 31일 창단식을 열고 브레이킹 실업팀을 공식 출범시켰다. 광안리 해변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해 지역 경제와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수영구 브레이킹 실업팀은 2023년 서울 도봉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창단된 브레이킹 실업팀이다.

‘비보잉’이라는 말로도 친숙한 브레이킹은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힙합 댄스다. 음악 중간 다른 악기 연주 없이 드럼 비트만 나오는 ‘브레이크 다운’ 구간에 맞춰 춤을 춘 데서 유래했다.

소 감독은 올해로 29년 차 비보이다. 중학교 2학년, 15살 때 춤을 시작한 그는 국내 브레이킹계에서 실력파 올라운드 비보이로 정평이 나 있다. 지금까지 그를 거쳐간 제자만 1000여 명에 달해 ‘비보이 공장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소 감독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됨됨이”라며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추락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 소신을 밝혔다. 소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브레이킹팀 ‘갬블러크루’의 창단 멤버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코치를 맡았다.

소 감독은 ‘교류와 친화력’을 브레이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언어나 인종에 상관없이 춤 하나로 소통이 가능하고,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다.

고난도 기술과 예술성을 갖춘 브레이킹은 최근 퍼포먼스를 넘어 신체 능력과 기술을 요구하는 스포츠로 위상이 달라졌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 열리는 부산 전국체전에서도 시범 종목으로 선보인다.

소 감독은 실업팀의 첫 번째 목표로 올해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우승을 내걸었다. 지역 브레이킹의 부활도 그의 주요 과제다. 소 감독은 “예전엔 지역에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서울, 수도권으로 떠났다. 그만큼 지역이 소외됐다”며 “실업팀 창단을 통해 브레이킹이 더 이상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이 아닌, 부산에서도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대표 코치를 맡게 된 계기 또한 지역에서 오랜 활동과 성과 덕분이었다고 설명하며 지역에서 이뤄낸 성장이 결코 작지 않다고 덧붙였다.

소 감독은 춤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브레이킹은 저력이 있어서 꾸준히만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앞으로 브레이킹의 부흥을 위해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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