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국립부경대 “부산형 KAIST 설립 본격화”
지역 국립대학 공동 발전 MOU 체결
가칭 ‘국립부산과학기술원’ 설립 추진
지난 25일 오후 3시 배상훈(왼쪽) 국립부경대 총장과 최재원 부산대 총장이 만나 ‘부산 지역 국립대학 공동 발전을 위한 상호 협약’을 맺었다. 국립부경대 제공
부산 지역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거점이 될 ‘부산형 KAIST’ 설립이 본격 추진된다. 국립부경대학교가 부산대학교와 손잡고 대학원 형태의 ‘국립부산과학기술원’(가칭)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두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국가 차원의 ‘1도 1국립대’ 모델을 염두에 둔 통합 장기 계획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부경대와 부산대는 지난 25일 오후 3시 부경대 장보고관에서 ‘부산 지역 국립대학 공동 발전을 위한 상호협약’을 맺었다. 두 대학은 과학기술 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원 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첨단 과학기술 교육과정을 함께 개발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 지역 산업과 연결해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고, 대학 자원도 교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부산 지역 고등교육 생태계를 더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특히 부경대는 올해 글로컬대학30 사업 기획서에 부산대와 함께 ‘국립부산과학기술원’을 세우는 계획을 넣었다. 두 대학이 힘을 합쳐 첨단 연구와 고급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내는 ‘부산형 KAIST’를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두 대학은 또 국가 차원의 ‘1도 1국립대’ 모델을 염두에 둔 장기 계획 마련에도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중장기 실행 계획을 마련하고, 구체적 과제들을 단계별로 이행할 예정이다.
대학 측은 ‘통합’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진 않았다. 하지만 ‘1도 1국립대 모델’이 사실상 국립대 통합을 전제하는 국가 정책 방향임을 감안하면 부산 지역 두 국립대학이 사실상 통합을 전제로 한 밑그림을 논의하기 시작한 셈이다. 향후 점진적으로 조직 통합이나 기능 재편까지 내다보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상훈 부경대 총장은 “양 대학의 역량과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면 동남권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선도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부산대와 부경대는 지역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함께 지닌 국립대학으로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고등교육의 새로운 길을 함께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