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항 랜드마크 기대 바다 야구장 전향적 논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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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업 2000억 기부 여론 급물살
원도심 활성화 이끌 세계적 명소 가능

북항 재개발 1단지 내 랜드마크 부지가 영상문화 콤플렉스 사업 부진으로 장기간 방치되자 바다 야구장 건립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29일 북항 재개발 1단지 내 랜드마크 부지와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북항 재개발 1단지 내 랜드마크 부지가 영상문화 콤플렉스 사업 부진으로 장기간 방치되자 바다 야구장 건립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29일 북항 재개발 1단지 내 랜드마크 부지와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북항 재개발 1단지 내 랜드마크 부지가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곳에 ‘바다 야구장’을 건립하자는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해양 수도이자 대한민국 야구 열기의 중심지로서의 상징성과 경제·관광적 효과를 고려할 때, 바다 야구장은 도시 브랜드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기다 최근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이 “야구장을 북항에 건립한다면 2000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북항 바다 야구장 건립 논의에 결정적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도 바다 야구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만큼, 이제는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다.

북항 재개발 랜드마크 부지는 영상문화 콤플렉스 계획이 답보 상태에 빠지며 새로운 활로가 절실한 시점이다. 두 차례 민간사업자 공모 유찰과 자본 유치 실패로 대안 모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바다 야구장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3400억 원이 소요되며, 대체구장 확보와 사업성 등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반면 북항 부지는 별도 대체구장 없이 신축이 가능하고, 바다 조망과 부산역 접근성 등 입지 경쟁력이 높다.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 일본 지바 ‘조조 마린 스타디움’ 등은 도심 재생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힐 정도다. 해양수도이자 야구 도시인 부산에 바다 야구장은 상징성과 실익을 모두 갖춘 최적의 랜드마크 시설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수천억 원에 달하는 부지 매입이다. 야구장 건립 비용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지역 기업의 2000억 원 기부 약속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야구장 건립은 쉽지 않기에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다목적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설계가 중요하다. 다양한 이벤트와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할 수 있다면 투자 유치와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일본과 북미의 복합 야구장들도 이런 방식으로 민간 투자를 끌어내며 지역 관광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시는 부지 이전을 일축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와 시대 흐름을 반영해 바다 야구장 건립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부산 북항에 야구장을 짓자는 구상은 20여 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건립비 문제 등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긍정적 분위기 속에 바다 야구장 논의는 다시 꺼내볼 적기를 맞았다. BPA도 북항 개발 용역에 이를 포함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 회장의 기부 약속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지역 기업이 도시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산시가 바다 야구장 카드를 공식 검토 테이블에 올려놓고 실현 가능성과 파급 효과를 분석하는 일이다. 조기 대선 정국인 만큼,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대선 공약으로 끌어낼 필요도 있다. 바다 야구장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을 넘어 부산을 세계적 명소로 만들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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