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개장 앞두고 ‘해파리 퇴치’ 고심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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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쏘임 사고 3년간 크게 증가
수영구, 차단 그물망 첫 설치 예정
해운대구 등은 퇴치용 선박 운영
독성 강한 ‘노무라해파리’ 주의를

지난해 여름 남해안 일대에서 발견된 ‘노무라입깃해파리’.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지난해 여름 남해안 일대에서 발견된 ‘노무라입깃해파리’.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부산 기초지자체들이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해파리 출몰에 대비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올여름 해파리 유입이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자체별로 특성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1일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해수욕장을 관할하는 기초지자체는 해파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차단망 설치, 퇴치 선박 운용, 응급치료소 마련 등 지역 특성에 맞춘 다양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수영구는 올여름 광안리 해수욕장에 해파리 유입 차단용 그물망을 처음으로 설치한다.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해파리 주요 유입 경로를 차단해 안전한 물놀이 환경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핵심 설치 구간은 광안리 해변에서 약 100m 떨어진 수상 구역으로, 해수욕장 이용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주요 수역이다. 예산은 5500만 원이 투입되며, 그물망은 다음 달부터 9월까지 운영된다.

기장군 역시 올해 일광 해수욕장에 해파리 차단망을 시범 설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운대구는 매년 여름 해수욕장 개장 기간 동안 해파리 유입을 막기 위해 차단용 그물망을 설치해오고 있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다대포 해수욕장은 구조적 한계로 그물망 설치가 어렵지만, 향후 해파리 출현 상황에 따라 여건에 맞는 대응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해수욕장 개장 시기에 맞춰 해파리 퇴치용 선박도 본격 운영한다.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퇴치선 1척이 배치되며, 송정 해수욕장에는 최소 3척에서 최대 5척까지 투입된다. 송도 해수욕장 역시 해파리 제거 작업에 나선다. 서구 총무과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어촌계 선박 2척을 동원해 해파리 제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해파리 대량 출현에 대비한 현장 대응 체계도 함께 정비하고 있다. 해파리 모니터링 요원을 배치해 해파리가 물놀이 구간으로 접근할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신고하면 민간 수상구조대나 119구조대가 수상 오토바이 등을 활용해 해파리 수거 작업에 나선다.

어업과 피서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해파리는 해마다 더 일찍, 더 많이 출현하는 추세다.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해파리는 높아지는 수온을 따라 바닷가 연안으로 올라오는데, 연일 바닷가 수온이 높아지면서 출현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분석된다. 해파리 주식인 플랑크톤이 늘어나면서 해파리의 번식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광안리, 해운대, 송정 해수욕장의 해파리 쏘임 사고는 △2022년 278건 △2023년 444건 △지난해 853건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해파리 출몰이 예상되면서 부산시도 긴장하고 있다. 부산에는 2010년 이후 ‘주의’ 이상의 해파리 특보가 꾸준히 발령돼 왔다. 특히 시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주 목격되는 대형 유독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입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부산시 해양수도정책과 관계자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2m에 달하는 크기에 강한 독성을 지녀 쏘이면 발열·근육마비·호흡곤란·쇼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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