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가게 투자길 열린다…소상공인 기반 토큰증권 상품 출시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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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자영업자 자금조달·지역경제 활성
MZ세대 새로운 투자처 각광 기대

동네 맛집을 조각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사진은 소상공인의 날인 지난해 11월 5일 서울 한 전통시장 상점이 폐업해 임대 안내가 붙은 모습. 연합뉴스 동네 맛집을 조각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사진은 소상공인의 날인 지난해 11월 5일 서울 한 전통시장 상점이 폐업해 임대 안내가 붙은 모습. 연합뉴스

동네 맛집을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30년 이상의 점포를 유지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로부터 인증받은 ‘백년가게’의 매출 수익을 기반으로 한 이색 조각 투자 서비스가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으면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한국ST거래의 ‘소상공인 공동사업 수익권에 기반한 투자계약증권 장외거래 플랫폼’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이번 서비스는 중기부에서 인증한 백년가게 소상공인의 공동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기반으로 한 계약상 권리를 기초자산으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고, 이를 다자간 상대매매 방식으로 장외에서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한국ST거래는 유통 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이 전통적인 대출 방식이 아닌 공동투자 형태의 자금조달을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투자자와 연결함으로써, 국내 디지털 금융 시장에 새로운 금융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 실물자산 기반의 조각 투자와 달리 계약상 수익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 유통의 첫 사례다. 회사는 해당 서비스가 향후 디지털 금융 시장 확대의 기폭제로 떠오를 것이란 복안이다.

특히 증권 발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소상공인이 발행인으로 직접 참여함으로써 자율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계좌관리기관으로는 공동신청사로 이름을 올린 LS증권이 투자계약증권의 발행·유통 과정에 신뢰성과 안정성을 뒷받침하게 된다. 발행과 유통을 분리해 이해 상충을 차단하고, 고객 신원 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구축해 가상자산 초기 시장에서 발생했던 불공정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국ST거래는 이번 서비스의 혁신성과 공익성을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투자자는 지역 경제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 수요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향후 유통시장 확대에 따라 투자금 회수의 유연성도 갖출 수 있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과 연계가 가능해 정책 연계형 상품으로 확장이 가능한 시장 친화적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회사는 해당 서비스를 연내 플랫폼 베타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정식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백년가게 기반 상품을 지속 발행하고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구상이다. 한국ST거래와 LS증권은 백년가게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의 효율적인 자금조달을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한국ST거래 조원동 대표는 “이번 지정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사회적 금융 모델로서 큰 의미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와 유통 투명성을 기반으로 신뢰받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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