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 위기 넘자"…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추진
8일 지주사 간 합병 MOU 체결
성사 땐 1위 CGV와 양강 형성
"영화 투자 배급 지속 위한 방안"
국내 멀티플렉스 빅3사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한다. 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구조 개편을 통한 살아남기 전략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은 8일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영화관 운영 및 영화 투자·배급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계열사이다. 롯데컬처웍스의 지분 86.73%를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이, 메가박스중앙의 지분 95.98%를 중앙그룹의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하고 있다. 합작 법인은 양 사가 공동 경영할 계획이며 신규 투자유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 상영관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활성화라는 두 차례 직격탄을 맞으며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극장 매출 총액은 1조 1945억 원이었다. 이는 2023년(1조 2614억 원) 대비 5.3%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 직전 3개년(2017~2019) 평균 매출인 1조 8282억 원에 비해선 무려 34.7%나 후진한 수치다. 같은 시기 관객 수는 44.3%가 줄었다.
양 사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다. 이번 주주사 간 합병 MOU는 그 결과물인 셈이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영화관)·롯데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샤롯데씨어터(극장)로, 메가박스중앙은 메가박스(영화관)·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플레이타임중앙(키즈 테마파크)으로 주요 사업이 구성돼 있다. 주력 사업은 영화관과 투자 배급이다.
두 회사의 합병이 실현되면 극장 업계 1위인 CGV와 양강 구도를 이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업계 1위 CGV의 전국 스크린 수는 1346개로 멀티플렉스 중 가장 많다. 롯데시네마는 915개, 메가박스는 767개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스크린 수를 합하면 1682개로, 산술적으로 1위 CGV를 능가하게 된다.
중앙홀딩스 관계자는 “합병이 성사되면 재무 건전성 확보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 특히 한국 영화에 대한 신규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상영관과의 경쟁이 아니라, 영화 상영관과 배급, 투자 등 기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방안으로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