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 소상공인 ‘조각 투자’ 받는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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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토큰증권 자금 조달 허용
한국ST거래, 부산 80곳 투자 주력

부산 소상공인을 위한 토큰 증권 서비스가 출시될 계획이다. 사진은 폐업한 식당에 상가 매매·임대 문의 알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부산 소상공인을 위한 토큰 증권 서비스가 출시될 계획이다. 사진은 폐업한 식당에 상가 매매·임대 문의 알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선정한 ‘백년가게’를 운영 중인 소상공인이 토큰 증권(ST)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들 소상공인은 주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확보해 왔다. 앞으로는 주식과 유사하게 토큰 증권 거래를 통해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한국ST거래는 블록체인 특구 부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에는 백년가게가 80곳이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한국ST거래의 ‘소상공인(백년가게)의 사업에 기반한 투자계약증권 유통을 위한 장외거래 플랫폼’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공동 신청사는 LS증권이다. 백년가게는 중기부가 30년 이상 고유의 사업을 유지한 소상공인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고, 성공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이다. 즉 중기부로부터 인증받은 80개의 점포가 향후 토큰 증권 상품으로 출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ST거래는 백년가게 토큰 증권 서비스를 통해 부산지역 소상공인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ST거래 정상준 대표는 “지난 2023년 ‘블록체인 위크 부산(BWB) 2023’ 행사에 참여하며 부산이 디지털 금융과 블록체인 산업의 거점 도시로서 가진 잠재력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며 “부산에 위치한 백년가게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금융 인프라를 부산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토큰 증권 상품으로 부산에 대한 시장성은 이미 입증된 상태다. 앞서 부동산 조각 투자 앱 비브릭 운영사 세종텔레콤은 부산 소재 건물 ‘비스퀘어타워’와 ‘회원감천빌딩’에서 각각 170억 원과 47억 6000만 원을 공모하는 등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특히 회원감천빌딩은 지난해 서울 포함 전국 8개 부동산 조각 투자 상품 중 가장 높은 공모 금액을 기록했다.

백년가게 토큰 증권 서비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요인은 ‘공익성’이다. 투자자는 주식 거래처럼 백년가게의 매출 수익을 기반으로 분기 또는 반기에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는 투자자가 지역경제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안정적인 수익 모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은 투자금을 유치함으로써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한국ST거래는 해당 서비스를 연내 플랫폼 베타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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