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현장에서 답 찾다

김신영 부산닷컴 기자 kims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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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립·은둔 청소년 사례컨퍼런스 개최
12개 지자체의 전문가들이 참여
실제 사례·지원전략 공유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사장 한정원)은 전국 12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함께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고립·은둔 원스톱패키지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약 5%의 청소년이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립·은둔 청소년은 대부분 자신의 방이나 집안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며 학업 또는 사회·경제적 활동이 거의 없고, 사회적 상황을 극도로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례개입 초기에는 문자 등 비대면·온라인 방식 또는 가족을 통해 접촉하거나 방 문을 사이에 두고 소통을 하는 등으로 관계를 시작한 뒤 점차 대면 상담 및 외부활동으로 확장해 가는 방식으로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때 변화의 핵심은 주변 사람들의 진심어린 태도와 관계형성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지원하고 있는 사례 중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따돌림, 아버지의 언어·신체적 학대를 겪어오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계기로 학교 등교를 거부하기 시작한 청소년의 경우 어머니가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을 신청했으나 청소년 본인은 사례개입을 거부했다. 사례관리자는 우선 어머니에 대한 상담을 시작했으며 청소년에게는 문자와 전화, 문 밖에서의 대화 시도를 지속했다. 2달여 지나며 어머니의 회복과 변화가 시작됐으며 청소년은 방문을 열어줬다. 이후 청소년 욕구에 따라 상담과 영어교육을 시작했으며 지원센터 내 테니스 동아리에 가입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등 조금씩 세상과 연결하고 있다.

이번 사례 컨퍼런스에는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지원사업 사례관리자, 중앙지원기관(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정부(여성가족부) 등 총 50명이 참여하여 실질적 개입 방안 및 경험을 나누고, 전문성을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청소년상담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개입 시 필요한 사례관리자의 태도, 사례개입 목표 설정 및 효과적인 개입 방법에 대한 슈퍼비전을 제공했다. 슈퍼바이저들은 장기화된 은둔 상태의 청소년과 신뢰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초기 개입의 세심한 접근법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컨퍼런스 후반에는 함께한 동료 사례관리자들이 유사 사례 개입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관계유지 전략, 보호자 상담 방법 등에 대한 실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정원 이사장은 “고립·은둔 청소년이 다시 사회로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결국 부모와 가족,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례관리자의 진심이 전해질 때 청소년의 닫혔던 문이 열린다”며 “현장의 관계자들이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가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더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현장의 사례를 공유하고, 전문성 향상 교육을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패키지 지원사업의 효과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신영 부산닷컴 기자 kims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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